지난해 3월 정부는 중국 등 신흥국 급부상과 소프트웨어(SW) 혁신이 불러올 정보통신기술(ICT)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ICT 정책의 새로운 청사진으로 `K-ICT 전략`을 발표했다. 이후 정부는 물론 산·학·연 관계자 모두가 `K-ICT 전략`에서 제시된 세부 과제 이행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ICT 수출액이 세계 3위를 달성하고, ICT 발전지수도 세계 1위를 재탈환하는 등 그동안의 노력이 점차 빛을 발하고 있다. ICT 창업·벤처 지원 사업 수혜 기업의 고용이 30% 이상 증가하고, SW 관련학과 졸업생 수 역시 10% 이상 증가하는 등 K-ICT 전략이 현장에 성공리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고 안주하기에는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다. 글로벌 ICT 시장의 저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주력 품목 수출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모두 감소하는 등 대내외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능정보 기술이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관련 분야의 시장 확대와 적용 확산에서 현실은 미흡하다.
ICT산업은 수출의 30%, 고용의 10%를 차지하는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이다. 이에 따라 ICT산업의 경쟁력 저하는 곧 우리 경제 전반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ICT 산업의 재도약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ICT를 둘러싼 국내외 환경 변화와 지능정보 기술을 바탕으로 한 4차 산업혁명에 발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정부가 대내외 환경과 ICT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기존의 K-ICT 전략을 수정·보완한 `K-ICT 전략 2016`을 수립하게 된 것도 이런 배경이다.
`K-ICT전략 2016`을 통해 먼저 신산업 등장과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를 최우선으로 혁신해 나갈 것이다. 특히 각종 규제로 발목이 잡혀 있는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 등 ICT 융합 신산업 분야의 시장 활성화를 위해 더욱더 먼저 규제 혁신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기존 9대 전략산업에 지능정보 산업을 추가, 10대 분야로 전략산업을 확대·재편해 4차 산업혁명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지능정보 기술 및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기존의 6대 ICT 융합 분야를 금융·홈·농축수산·제조를 포함해 10대 분야로 확대하는 동시에 지능정보 산업과 접목을 추진, 새로운 기회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간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연구개발(R&D) 투자 확충, 투자세액공제 확대, ICT 창업허브 육성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등 선도 품목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지능형 반도체 기초·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정부의 마중물 투자도 늘려 나갈 계획이다.
2018년 평창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을 `K-ICT 전략 2016`의 성공 추진을 위해 최고 무대로 만들기 위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2018년 평창에서 5G, UHD, IoT의 시범서비스를 체계화해 추진하는 동시에 지능정보 기술 및 가상현실(VR) 서비스를 추가로 실증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K-ICT 전략을 통해 육성한 ICT 신산업 위상을 세계인에게 선보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어느 분야보다도 기술 개발과 변화 속도가 빠른 ICT 발전을 위해서는 발빠른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다만 목표가 정해지고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면 우직하고 일관되게 이를 현실로 만드는 실행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ICT 생태계 다양한 구성원 합의를 바탕으로 새로이 모습을 갖춘 `K-ICT 전략 2016`이 동심동덕(同心同德)을 위한 구심점이자 ICT 산업 혁신과 재도약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민·관의 역량을 결집할 때다.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choijaey@msip.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