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미국의 주요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왜 SW가 세상을 지배해나가고 있는가?(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란 흥미로운 제목의 칼럼이 게재됐다. 넷스케이프의 공동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투자자인 마크 안드레센(Marc Andreessen)은 해당 칼럼에서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지닌 기업도 다가오는 ‘SW 혁명’을 깨닫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몇 년 지나지 않아 SW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화두가 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SW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고, 영국과 이스라엘 등의 국가에선 SW 수업을 정규 교육과정으로 편성했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중학생 대상 SW 교육을 의무화해 시행하고 있다. 사실 SW의 중요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3년 ‘신경영 선언’을 하며 SW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삼성SW멤버십, 삼성SW프렌드십 등을 운영하며 SW 인재 양성에 힘써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달부터 국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SaaS 육성사업(GSIP)을 시행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GSIP은 SaaS 기업의 창업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전 주기에 걸쳐 지원하는 사업으로 국내 중소·벤처 SW 기업과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다.
총 33팀을 선정하며 36억5000만원을 지원한다. 모집 기간은 오는 6월 3일까지며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홈페이지나 이메일로 신청하면 된다. 중소·벤처기업의 SaaS 개발과 글로벌화 등을 지원할 국내외 기업도 17일까지 모집한다. 선발된 팀은 SaaS 선도기업에 집중 멘토링을 받고, 클라우드 전문 지원기관인 ‘K-ICT 클라우드 혁신센터’를 통해서도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는 SW 관련 정보의 접근성과 이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12월 ‘SW중심사회 포털(www.software.kr)’을 새롭게 개편한바 있다. ‘SW중심사회 포털은 국민들이 SW교육과 진로, SW산업계 동향 등 SW관련 정보를 한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된 사이트다.
월간 방문자수가 올초 1만5천여 명에서 11월 9만여명을 넘어서는 등 날로 증가하는 SW정보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반영해 포털의 기능을 확대 개편하고 효과적인 시스템 운용을 위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한 것. 아울러 SW사업가, 학생 등 다양한 이용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누구나 원하는 SW관련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콘텐츠 유형에 따라 메뉴를 재편하고 인기 콘텐츠는 쉽게 눈에 띄도록 배치했다.
서석진 미래부 SW정책관은 “SW 콘텐츠를 더욱 풍부하게 제공하고 이용자 편의성을 개선하여 SW중심사회 실현을 위한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동시에 공공부문의 민간 클라우드화의 우수사례로서 관련 산업 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W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외 SW 기업들도 주목 받고 있다. 아래 SW 대표적인 기업 몇 곳을 소개한다. 먼저 한글과 컴퓨터. 한글과컴퓨터가 지난 1990년 10월 설립됐다. 한글과컴퓨터는 서울대 ‘컴퓨터연구회’ 동아리 모임에서 만난 이찬진(현, 드림위즈 대표), 김택진(현, 엔씨소프트 대표), 우원식(현, 엔씨소프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1989년 4월에 개발한 ‘아래아한글 1.0’ 워드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설립한 회사다.
한컴은 초창기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앞선 기술력으로 국내 IT업계의 상징이 됐다. 당시 아래아한글의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했고, 1993년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 최초로 매출액 100억 원을 넘어섰다. 2010년 12월 소프트포럼 컨소시엄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2008년 4월 ‘한컴 오피스 2008 리눅스’를 출시했고, 2009년 10월 ‘한컴 오피스 2007 홈에디션’, 2011년 5월 자책 뷰어 ‘한컴리드온’, 2012년 ‘한컴오피스 2010 SE+’를 출시했다. 2013년 8월 27일 ‘아래아한글 1.0’이 문화재로 등록됐다. 같은 해 12월 ‘Mac용 한글’을 출시했다.
지멘스는 독일 베를린, 뮌헨, 에를랑겐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전기전자기업이자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엔지니어링회사이다. 현재 200여 개국에서 약 38만 명의 직원이 산업재, 에너지, 헬스케어, 운송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많은 자회사를 두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이며 2001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최근 세계가 당면한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등의 문제와 관련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에너지 기술과 환경보호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와 핵심사업을 에너지와 산업 자동화, 헬스케어 중심으로 개편했다. 친환경 사업 부문에서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매년 친환경 R&D에 3조 원을 투자했다. 2010년대 정보기술 솔루션 및 사업부문을 프랑스 IT 서비스업체 에이토스에 매각했다. 2012년 지멘스는 배터리 공급업체를 일본 파나소닉에서 한국 LG화학으로 변경했다. 이후 지멘스와 LG화학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에서 다양한 사업을 함께 진행해왔다. 국내에는 1960년대 한국지사가 설립됐다.
오라클은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시스템을 개발, 판매하는 다국적 회사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본사가 있다. 포춘 100대 기업을 포함해 145개가 넘는 나라에서 수십만 명의 고객이 오라클 제품을 사용한다. 2007년 소프트웨어 매출 기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 IBM에 이어 3위 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2011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014년 현재 전 세계에서 12만 2,458명의 직원이 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인 오라클 DBMS(DataBase Management System)로 현재 유닉스 체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DMBS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정리하고 보관하기 위한 기본 소프트웨어이다. 그리고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인 ERP, 공급망 관리 시스템인 SCM, 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인 CRM 소프트웨어도 개발한다. RDMBS 제품을 필두로 전 세계 DMBS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의 부문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 세계 4대 컴퓨터 서버업체인 미국의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74억 달러에 인수해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013년 기존 오라클 DMBS에 인메모리 기능을 옵션으로 넣은 ‘오라클 DB 12c 인메모리 옵션’을 발표했고, 2014년 6가지 새로운 오라클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했다. 2014년 매출액 382억 7천만 달러, 영업이익 147억 5천만 달러를 달성했다.
소성렬 기자(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