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삼성SDI가 중국 국가표준 전기차 배터리 인증에서 결국 탈락했다. 중국 정부가 인증 여부와 보조금을 연계하겠다는 방침을 아직까지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업계에선 한두차례 추가 인증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돼 이번이 한국 배터리업체 중국시장 퇴출을 의미하진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화신식화부가 발표한 `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 업체` 31곳 명단에 LG화학·삼성SDI 등 한국 업체는 빠졌다. LG화학·삼성SDI는 서류심사 과정에서 중국 정부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해 한두 차례 서류 보완을 거쳤지만 최종 탈락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내 셀 공장이 없다는 이유로 인증 신청 절차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총 4차에 걸쳐 실시한 중국 배터리 표준 인증 평가에서 총 57개 기업을 통과시켰다. 중국 업체가 최대주주로 있는 미국 배터리 업체 한 곳을 제외하고 전부 리튬인산철 위주 중국 업체다.
중국 정부는 배터리 안전 등 기술규격 강화를 이유로 지난해 3월 동력전지업계 규범조건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지만 현재까지 미국 인증기업에 대해 보조금을 중단한다고 공식화한 적은 없다. 다만 전기차 가격에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 시장에 한국 등 외국 제품 점유율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이 표준 인증을 이유로 한국 등 외국 업체를 견제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이와 무관하게 서류 등을 보완해 하반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5차 인증 평가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인증에 통과한 배터리 기업에만 보조금을 준다고 공식화한 적은 없고 인증 탈락업체에 보조금을 중단한다는 것은 소문일 뿐”이라며 “향후 있을 5차 인증에 참여해 제품력을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2020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일몰시키기고 함에 따라 배터리 인증 통과 시에만 보조금을 주더라도 한국 업체 시장 참여 제한 기간은 2년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