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 전문업체 유우일렉트로닉스가 열영상센서(TIS:Themal Imaging Sensor)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지난 10년간 연구개발(R&D)에 집중한 결과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렴하고 성능 좋은 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혁신적인 양산 기술력을 확보한 게 경쟁력 향상에 주효했다. 하반기 양산에 돌입하면 첫 매출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는 5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20일 한용희 유우일렉트로닉스 대표는 “하반기부터 열영상센서를 본격 양산할 예정”이라며 “해당 제품은 중국으로 공급돼 특수목적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으로 기대했다.
열영상센서는 적외선(IR) 기술로 접촉 없이 온도를 잴 수 있다. IR은 0.76~1000㎛의 넓은 파장대에 걸쳐있는 열에너지다. 모든 물체는 표면에서 열에너지를 방출한다. IR 센서는 빛 유무와 관계없이 열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다. 빛이 없는 암흑에서도 사물을 구분하고 눈으로 볼 수 없는 열 분포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열영상센서가 스마트폰에 적용되면 사람이나 동물 등 사물 표면 온도를 측정해 실시간 영상으로 표시한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던 열영상카메라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열영상카메라에 탑재되는 센서는 미국 플리어(FLIR), 프랑스 율리스가 주요 공급 업체다. 플리어는 독자 열영상카메라에 자체 센서와 모듈을 사용한다. 외부로 부품을 판매하긴 하지만 모듈 단위이기 때문에 값이 200~300달러로 비싸다. 율리스는 센서만 전문적으로 판매하긴 하나 이 역시 시작 판매 가격이 100달러가량으로 높다.
유우일렉트로닉스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반 웨이퍼레벨진공패키징(WLVP:Wafer Level Vacuum Packaging) 기술을 확보해 소형화, 대량생산, 저가격화를 실현했다. 율리스의 동일 성능(HD급) 열영상센서와 비교하면 유우일렉트로닉스 제품 가격이 70% 이상 저렴하다는 것이 한 대표의 설명이다. 일반 세라믹 패키지와 비교하면 크기 역시 비약적으로 작다.
유우일렉트로닉스는 독자 개발한 열영상센서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비접촉 온도계, 웨어러블 디바이스, 홈사물인터넷(IoT) 등 소비자 제품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지금은 검침 등 특수 목적 스마트폰에 이 센서가 탑재되지만 2019~2020년 정도면 일반 소비자용 스마트폰 시장도 열릴 것으로 한 대표는 내다봤다. 스마트빌딩, 자동차, 산업 분야도 주요 시장이다. 침입자, 화재, 가스누출 감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동차 분야로는 공급을 위한 개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부품 업체와 개발 협력 중이다. 차량 내부에 열영상센서가 탑재되면 사람이 차에 탔는지, 차에서 내렸는지를 판가름할 수 있다.
한 대표는 “일반 스마트폰에 열영상센서가 탑재되기 시작하는 2019~2020년 사이에는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CIS 최강자는 일본 소니인데 유우일렉트로닉스는 TIS 시장의 최강자가 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 설립된 유우일렉트로닉스는 지난 10년간 R&D에 매진해왔다.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아 플래티넘기술투자, NHN인베스트먼트, 서울투자파트너스로부터 80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았다. 양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까지 약 60억원 투자 유치 작업을 진행해왔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