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제 공포 가전·차량으로 전방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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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가습기 살균제로 시작된 독성 물질 공포가 공기청정기, 에어컨, 자동차 에어컨 등 항균 필터를 사용하는 전 제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3M 항균 필터에서 유해 물질인 옥틸아이소사이아졸리논(OIT)이 검출되면서 이 필터를 사용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해 물질이 검출된 3M 항균 필터가 공기청정기, 에어컨, 자동차용 에어컨 필터 등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3M 항균필터 사용은 확인됐지만 유해 물질 검출 여부와 유해성은 확인되지 않아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제조사들은 자사 제품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전 라인에 3M 필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항균 기능 역시 새로운 입자나 소재를 더하지 않고 무기 방식으로 자체 항균 효과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코웨이는 일부 공기청정기에, 동양매직은 슈퍼청정기에 각각 3M 필터를 사용했지만 문제가 되는 항균 필터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청호나이스, 위닉스, 교원 웰스는 3M 필터를 사용하지 않았다.

논란은 차량용 에어컨 필터로도 확산됐다. 현대모비스는 순정품에 3M 필터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판매하는 제품 일부에 3M 필터를 사용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OEM 제품 일부에서 OIT가 아주 소량인 0.05% 검출됐다”며 “공기 중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OIT 포함이 확인된 업체들은 긴급 대응에 나섰다.

LG전자는 일부 스탠드형 에어컨과 공기청정기에 OIT 성분이 포함된 `3M 초미세 먼지필터`를 사용했다.

LG전자는 “필터 공급사인 3M에서 보내온 시험데이터에 따르면 필터에 코팅된 OIT 함유량은 극히 소량이고, 공기 중 유출량은 독일 OIT 흡입노출제한농도 기준의 40분의 1 수준인 0.12ppb(대기 중 10억 개 입자 가운데 0.12개)에 불과하다”며 “OIT가 공기 중에 노출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유해성 여부와 별개로 고객이 원할 경우 OIT가 포함되지 않은 필터로 무상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쿠쿠전자와 대유위니아 공기청정기에 사용한 3M 필터에서도 OIT 성분이 검출됐다. 양사는 극소량이어서 인체에 해가 없다고 밝혔지만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필터를 무상 교체해 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소비자 불안이 가중되자 정부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OIT가 함유된 것으로 알려진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에어컨 필터 안전성을 조사해 7월 중순까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환경부는 일부 기업이 OIT 함유량에 대해 환경부 기준이라고 언급한데 대해 “OIT 자체에 대한 유해성과 필터에 사용했을 때의 기준은 다르다”며 “에어컨, 공기청정기에 사용하는 필터 안전기준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홍기범 금융/정책부 데스크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