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반도체장비업체인 네덜란드 ASML이 대만 반도체장비업체 에르메스 마이크로비전(HMI)을 1000억대만달러(약 3조6000억원)에 인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SML은 HMI를 주당 1410대만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30일간 이 회사 주가에 31%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ASML은 반도체 제조공정 고도화에 필요한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인수에 나섰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갈수록 고도화하는 반도체 제조기술 구현을 위한 비용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반도체업체들은 합종연횡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제조업체 중 신규 시설투자가 가능한 업체는 인텔과 삼성전자, TSMC 세 곳뿐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ASML은 반도체 리소그래피(노광) 장비업체다. 반도체 칩이 복잡한 계산을 할 수 있게 하는 실리콘 디스크에 선을 새기는 도구 제조 부문에서 세계 1위다. HMI는 반도체 칩이 적절히 완성됐는지 평가하는 장비를 검사하는 업체다. 삼성전자는 2012년 ASML 반도체 지분 3%를 5억300만유로에 인수하고 이후 5년 동안 2억7600만유로를 ASML 차세대 리소그래피 기술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