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텐센트가 세계 최대 PC 및 모바일 게임사 등극을 눈앞에 뒀다.
1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텐센트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벌이고 있는 핀란드 모바일게임 개발사 슈퍼셀의 매각협상이 거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슈퍼셀 지분(73%)을 텐센트가 사들이는 것을 놓고 두 회사가 논의 중이다. 인수액은 슈퍼셀 기업가치가 약 90억달러(약 10조5000억원)인 점을 감안해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르면 다음 주 협상이 완료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망했다.
이번 매각은 글로벌 게임배급사로 도약하려는 텐센트와 자산 정리에 나선 소프트뱅크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2013년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를 인수한 뒤 막대한 부채를 안게 되자 이를 상환하기 위해 글로벌 IT기업 지분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 지분 79억달러(약 9조4010억원)어치를 매각한 데 이어 일본 겅호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지분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소프트뱅크 채무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약 130조억원 규모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슈퍼셀은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출시한 게임은 `헤이 데이` `클래시 오브 클랜` `붐 비치` `클래시 로열` 4개다. 슈퍼셀 기업가치는 지난해 기준으로 총 52억5000만달러(6조1404억원)로 평가됐다. 현재 평가액은 90억달러로 1년 전보다 70% 이상 뛰었다. 샌프란시스코·도쿄·서울·베이징에 지사를 두고 있다. 작년 총 매출액은 21억1000유로(약 2조7784억원)다. 순익은 6억9300만유로(약 9125억원)를 달성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3년 15억3000만달러(약 1조6700억원)에 슈퍼셀 지분 51%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 추가로 지분을 취득해 지분율을 73%로 끌어 올렸다.
텐센트가 슈퍼셀을 인수하면 세계 게임산업 판도가 크게 바뀐다. 두 회사가 PC온라인게임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많은 게임을 배급하게 되면서 글로벌 게임 배급사로 주도권을 확보한다. 텐센트는 지난해 `리그오브레전드(LoL)`를 개발한 라이엇게임즈를 2억3000만달러에 인수했다. LoL은 지난해 16억3000만달러 매출로 세계 PC 게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매출 1위 모바일게임은 슈퍼셀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총 13억5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슈퍼셀 4개 게임 모두 5월 현재 애플 앱스토어 톱 20게임 리스트에 올라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 확대도 슈퍼셀에 힘을 실었다. 글로벌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모바일 게임매출은 지난해 302억달러였다. PC게임 330억달러에 육박했다. 콘솔게임은 60억달러로 조사됐다. 이런 추세는 대형 게임사의 모바일 게임 제작사 인수로 이어졌다. 스타크래프트 제작사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지난해 모바일게임 `캔디크러시`시리즈를 제작한 킹디지털엔터테인먼트를 59억달러(약 6조9207억원)에 매입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