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사회 혁신을 이끄는 기술 키워드로 빅데이터, 높아진 컴퓨팅파워, 머신러닝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이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력은 한계를 상상할 수 없다. 클러스터링,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컴퓨팅 등 기술 발전으로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분석할 수 있게 됐다. 수집한 데이터 분석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머신러닝, 딥러닝 등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인류는 한층 더 고도화된 분석 기능을 갖췄다.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의 대국으로 유명해진 알파고는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해서 새로운 정보를 얻어 내거나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인 머신러닝을 바탕으로 개발된 인공지능(AI) 컴퓨터다. 최근 정부는 IBM 왓슨을 활용해 기후 관측 정보를 분석하고 이에 기반을 둔 미세먼지 예보 시스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왓슨도 AI 컴퓨터로 입력된 데이터에서 공통점이나 규칙을 찾아내고 이를 스스로 분류해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KT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조류 인플루엔자, 구제역, 메르스 등 전염병의 확산 징후를 미리 포착하는 등 효과적인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빅데이터 분석이 활용되는 분야는 방대하고도 흥미롭다.
빅데이터를 의미 있게 활용하려면 가치 있는 데이터를 산출하고 비즈니스와 시스템에 접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분석·수집·예측·제안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집된 데이터가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로 모여 기업 내 비즈니스 시스템 데이터와 결합하면 담당자는 적절한 분석 툴을 이용, 수집된 데이터로 예측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비즈니스 시스템에서 바로 사용하도록 알고리즘 설계와 검증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복잡한 시스템에서 강력한 통계 데이터 분석 기법을 이용, 과거에 일어난 일을 파악하고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거나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제안하는 `고급 분석`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통의 데이터 분석 시스템은 거래 데이터 같은 비즈니스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에는 익숙하다.
하지만 카메라, 차량 등 다른 기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가 있다. 주요 비즈니스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엔지니어링 데이터에 고급 분석 기법을 적용하면 기존의 빅데이터 분석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취합하고 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은 이미 엔지니어링 데이터 분석 결과를 적용하고 있다. 호주 빌딩IQ(Building IQ)는 건물, 에너지 비용, 일기 예보 등 데이터를 수집해 머신러닝 시스템으로 한데 모아 분석했다. 복잡한 데이터 학습을 통해 실시간으로 최적화된 온도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이용했다. 그 결과 회사는 에너지 사용량을 25% 절감할 수 있었다. 스웨덴 상용차 전문 제조업체 스카니아(Scania)는 트럭에 레이더와 카메라 센서를 장착, 2개의 기기에서 취합한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예측 모델을 개발해 트럭에 탑재한 결과 40톤 트럭이 앞에 있는 자동차를 발견하고 자동으로 멈출 수 있는 안정된 시스템을 탄생시켰다. 몬디(Mondi)라는 독일 회사의 공장에는 100개 이상의 기계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 미래 고장 시점을 예측하고 미리 부품을 교체한다거나 수리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빅데이터, 특히 엔지니어링 데이터를 활용한 고급 분석은 더 나은 비즈니스 결과를 얻는데 적극 도입되고 있다. 통신·금융계 등 전통 산업을 넘어 신약 개발과 같은 의약산업, 국방·항공 산업, 에너지 산업과 리테일 부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고급 분석 능력이 기업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핵심이 될 것이다. 빅데이터 고급 분석 결과로 기업은 자사 경영 전략에 도입, 수익 증대를 실현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다양한 공공 분야에 도입할 경우 높은 사회·경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적합한 분석 툴 선택 및 활용, 전문 인력 양성과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종민 매스웍스코리아 대표 Jay.Lee@mathwork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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