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고속버스에서도 항공기 비즈니스석 처럼 개인 모니터로 방송이나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최대 165도까지 좌석이 젖혀져 휴식을 취하거나 개별 독서 등을 켜 책이나 신문을 읽을 수도 있다.
이런 고속버스를 오는 9월 추석 귀향길에서 탈수 있게 된다. 정부가 현 우등 버스보다 훨씬 첨단화된 `프리미엄 골드 익스프레스(프리미엄 고속버스)` 정식운행에 앞서 14일 언론에 먼저 선보였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좌석수를 우등버스 28석에서 21석으로 줄여 개인 좌석 앞·뒤 공간을 늘렸다. 최대 165도까지 기울어지는 전자동 좌석 조정 기능은 물론이고 조절식 목 베개와 고급화한 좌석시트를 적용하는 등 편의시설을 항공기 비즈니스석 수준으로 개선했다. 이용객 사생활 보호를 위해 좌석별 보호쉘과 옆 좌석 가림막 등을 설치해 좌석별 독립공간을 마련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노트북PC나 서류를 놓고 볼 수 있는 좌석별 테이블과 개인용 독서등도 설치했다. 전 좌석에 노트북PC나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USB 충전단자를 설치해 승객이 차 안에서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 전 좌석에 개별 모니터를 설치하고 영화·TV·음악·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탑재해 장시간 여행에도 지루하지 않게 했다. 모니터는 스마트폰 화면을 옮겨서 보는 미러링 기능도 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추석 연휴에 맞춰 9월 12일부터 서울-부산(하루 12회)과 서울-광주(하루 15회) 노선을 운행한다. 요금은 서울-부산 노선 4만4400원, 서울-광주 노선 3만3900원으로 기존 우등버스 요금의 1.3배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서울-광주, 서울-부산 KTX 요금(각각 4만7100원, 5만9800원)보다 저렴하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차관은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1992년 우등고속 도입 이후 정체된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상품 다양화로 이용객 선택권을 더욱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속버스가 지역 간 이동수단의 큰 축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할 뿐만 아니라 KTX·항공기 등 다른 교통수단과 경쟁하면서 전체 교통 분야 고객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국토부는 두 개 노선을 운행 결과를 분석하고 수요 검증을 거쳐 내년부터 투입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투입 노선은 기존 일반·우등버스를 대체하지 않도록 추가 증차나 증회를 할 때는 200㎞ 이상이나 밤 10시 이후 심야 시간 등에 제한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프리미엄 고속버스 도입에 앞서 차량 편의시설과 서비스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이용객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시제품 차량의 설비 기능에 대한 시승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시승행사에서 제시된 개선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성공적으로 운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14일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제작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서 차량 설비 및 기능을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 세종청사와 오송역 구간을 직접 운행해 개선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시승행사를 했다.
<우등-프리미엄 고속버스 주요 설비 비교 (자료:국토교통부)>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