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 "산업용 로봇 기업 쿠카 인수에 관심없다"

독일 지멘스가 중국 메이디가 의사를 밝힌 세계 4대 로봇기업 쿠카(KUKA)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케저(Joe Kaeser) 지멘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2일 독일 방송 ntv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독일 로봇 기업 쿠카는 지난 5월 중국 가전기업 메이디가 인수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메이디가 약 44억유로(5조8700억원)를 들여 쿠카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을 사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케저 회장은 “만약 쿠카를 인수할 의도가 있다면 오래전에 실행에 옮겼을 것”이라며 인수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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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케저 지멘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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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디의 쿠카 인수계획에 독일은 물론 유럽연합(EU) 내에서도 기술유출 가능성과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인수합병(M&A)이 시장경쟁 원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일 내에서는 디지털 산업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쿠카를 중국에 넘겨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그마이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최근 “쿠카가 중국에 넘어가지 않도록 유럽 국가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메이디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귄터 외팅거 EU 집행위원도 “쿠카는 유럽 디지털 산업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유럽 기업이 나서는 것이 더 나은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독일 내에서는 유럽 기업인 ABB나 독일 지멘스 등이 쿠카 인수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외신은 12일 중국을 방문한 앙헬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양국 협상에서 중국의 쿠카 인수에 반대하는 독일 내 일부 움직임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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