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수석비서관·차관 교체 배경은]임기 후반 국정 `동력확보` 위한 전략포석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5일에 이어 추가 인적 쇄신을 단행하면서 집권 4년차 임기 후반 국정 동력을 다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수석비서관 3명을 전격 교체한 것은 `4·13 총선 참패` 후유증을 털어내고, 국정 장악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재원 전 새누리당 의원이 청와대 정무수석에 기용됨에 따라 당분간 당청 관계에서 청와대가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신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 후보 당시 대선캠프에서 기획단장과 대변인을 거쳐 현 정부 정무특별보좌관까지 지내면서 친박계 핵심인사로 통한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발군의 협상력을 발휘한 바 있다. 여소야대 국회 개원과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로 대(對)국회와 관계가 여느 때보다 복잡해지면서 김 신임 수석 역할과 비중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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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신 미래전략수석 후임으로 임명된 현대원 서강대 교수 신문방송학과 교수.

미래전략수석으론 현대원 서강대 교수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현 신임 수석은 현 정부 출범 이래 최순홍, 윤창번, 조신 수석에 이은 네 번째 미래수석이다.

현 교수는 수차례 미래수석 후보로 거론돼 왔을 정도로 통신방송·콘텐츠 등 ICT 전 영역에서 풍부한 경험과 해박한 지식을 갖춘 전문가다. 미디어에 대해서도 깊은 통찰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지난 대선 때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미디어와 창조경제 구상의 청사진을 수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규제심사위원장, 디지털콘텐츠산업포럼 의장도 역임했으며, 최근까지는 한국가상현실(VR)산업협회장을 맡았다. 현 신임 수석이 미래산업 육성 업무를 총괄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VR산업을 비롯한 신산업 육성 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국정 최고 과제로 관심을 갖고 있는 창조경제 분야에서 막바지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그동안 자문위원으로 활동해 왔던 현 교수를 미래수석으로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산업에 대한 식견이 높고 아이디어가 풍부한 인물이라 미래신성장동력 산업 육성에도 주도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또 교육부 교육개혁추진협의회 총괄의장을 지낸 김용승 신임 교육문화수석의 청와대 합류로 대학구조개혁 등 교육개혁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차관급 인사도 단행했다. 통일부 차관으로 발탁된 김형석 청와대 통일비서관은 박 대통령 통일 정책을 가장 근거리에서 보좌해온 만큼 대통령 의중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이다. 농식품부와 환경부 차관은 박근혜 정부 출범 때인 지난 2013년 3월에 임명돼 지금까지 3년 넘게 일해 왔다. 부처 쇄신 차원에서 이번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부는 최근 미세먼지, 가습기 살균제, 경유차 배출가스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부처 내 엘리트로 통하는 이정섭 환경정책실장을 차관으로 승진시켜 분위기 쇄신은 물론이고 돌파구를 마련해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3명의 수석과 부처 차관 교체에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국정 후반기 분위기를 쇄신하고 당과 국회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며 향후 국정운영에 큰 힘이 될 것이라 논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박계 김 전 의원이 신임 정무수석으로 발탁된 데 대해 대체적을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국회 경험이 풍부한 만큼 청와대가 대야 관계에서 소통을 통해 원만하게 풀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에 국민의당은 지난 참모진 교체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실망스런 회전문 인사`라고 지적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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