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음향기기, 기어가는 콘텐츠

최근 음향기기 시장에 하이레졸루션오디오(HRA) 지원, 하이파이(Hi-Fi)오디오 등 고사양 기기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를 재생할 수 있는 콘텐츠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내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지니, 벅스뮤직, 엠넷닷컴이 보유하고 있는 전체 음원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고음질 음원 콘텐츠는 전체 음원 콘텐츠의 1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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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상위 4개 스트리밍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음원 수는 약 2500만곡 수준이다. 이 가운데 고음질로 분류하고 있는 음원 수는 약 385만곡이다. 그나마 벅스뮤직의 206만곡을 제외하면 고음질 콘텐츠 보유량은 각사 전체 음원수의 1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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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엠넷, 멜론 등이 보유하고 있는 고음질 콘텐츠는 전체 음원의 9. 5% 수준이며 벅스는 3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각 업체마다 `고음질 전용관`을 만들어 서비스 중이지만 속도가 더디다. 업계 관계자는 “고음질 음원시장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며 확대해 나가는 중”이라면서 “음원 권리자들이 FLAC파일이나 WAVE파일을 만드는 것에 대해 동의를 해야 음원서비스가 가능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음향기기 사양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원음에 가까운 음질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실제 소니가 출시한 소니 `히어고` 시리즈 신제품은 CD음질인 44.1kHz/16bit 이상의 HRA를 지원한다. 헤드폰인 `히어온(h.ear on)`은 최대 60kHz까지 출력할 수 있는 40mm HD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장착했다. CJ E&M 온쿄도 스튜디오 녹음 현장에 가까운 넓은 주파수 대역폭과 CD 음질을 능가하는 HRA를 지원한다. 올해 초 출시된 LG전자 스마트폰은 뱅앤올룹슨과 손잡고 하이파이 모듈을 선보이기도 했다.

향후 고음질 콘텐츠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과거 저음질 콘텐츠를 경험했던 소비자들이 청음샵 등 다양한 음악서비스를 경험하면서 더 나은 음질을 요구하고 있다.

벅스 관계자는 “사용자 기호를 파악해 지난 몇 년간 고음질 서비스에 대한 기술적 역량을 집중해 고음질 콘텐츠 증가에 힘써왔다”며 “스트리밍 업체들의 고음질 음원 공급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달리는 음향기기, 기어가는 콘텐츠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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