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상>IoT가 새로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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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IoT)이 우리 삶 곳곳에 녹아들고 있다. 모든 것을 연결하기 위한 IoT는 통신,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의 모든 요소를 아우르는 새로운 생태계다. IoT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지만 한편에서는 IoT가 창출하는 부가가치와 삶의 변화를 내다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전자신문은 글로벌 네트워크 기업인 시스코와 함께 IoT가 바꿔 놓을 우리 사회를 3회에 걸쳐 조망한다. IoT를 둘러싼 수많은 사업자와 사용자가 준비해야 할 새로운 시대를 미리 읽는다.

올해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 온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 혁명에 와 있다”고 선언했다. 제4차 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는 뜻이다.

4차 혁명의 핵심 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사물인터넷(IoT)은 우리 생활에 가까워졌다. 지난해만 해도 IoT는 단순 개념이나 서비스 유형에 대한 정보가 대부분이었다. 올해부터는 `주파수 추가 공급` `규제 철폐` `전국망 구축` 등 실제 상용화의 가시화된 진척 상황 내용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홈 IoT를 중심으로 국내외 통신사업자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 당장이라도 일상에 획기적인 변화가 불어올 것 같은 분위기다.

여러 사업자가 제시하는 청사진을 실현하기까지 IoT는 여전히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거대한 기술 혁명 과도기에 있는 만큼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스코는 지난 2월에 발표한 `2015~2020 VNI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전망 보고서`에서 IoT가 2020년이 돼서야 기업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스코의 전망은 제대로 된 IoT 기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탄탄한 IoT 서비스를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먼저 다양한 기기와 센서가 정보를 주고받기 위한 연결성(connectivity)이 전제돼야 한다. 냉장고, TV, 휴대폰 등 전원 공급이 안정된 기기는 기존의 와이파이(Wi-Fi)나 롱텀에벌루션(LTE)으로 연결성이 보장된다. 전원 공급이 어려워서 소용량 배터리 하나만으로 10년 가까이 운영해야 하는 수많은 센서, 스마트 미터, 주차시스템은 저전력 통신이 수반돼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로라(LoRa)와 같은 저전력 통신 수단의 표준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IoT 서비스의 본격화를 위해서는 LTE뿐만 아니라 저전력 통신망 구축이 필수다.

IoT 인프라의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인 기기와 센서도 중요하다. LTE 통신이든 저전력 통신이든 사물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정보를 송수신하고 수집하기 위해서는 통신 모듈을 탑재한 기기와 센서가 마련돼야 한다. 무선 브로드밴드 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큰 이윤을 창출한 회사가 네트워크 사업자가 아니라 삼성전자, 애플과 같은 단말 사업자였음이 이를 방증한다.

연동이 자유로운 IoT 오픈 플랫폼도 필요하다. 다양한 IoT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기기가 만들어 내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집된 빅 데이터를 처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연동, 서비스를 맞춤화해야 한다. 오픈 아키텍처 기반의 공통 플랫폼은 데이터 수집, 분석, 처리 및 SNS와의 연동을 위한 필수 요소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IoT 서비스` 그 자체다. 아무리 다양한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소비자가 외면하면 그 서비스는 사장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홈 IoT, 스마트 시티, 커넥티드 카와 같이 다양한 사업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서비스 성숙 단계에 이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기존의 통신 서비스처럼 고객이 서비스 항목별로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서비스를 개인별 맞춤형 패키지로 제공받는 모델로의 진화를 염두에 두고 향후 IoT 서비스 개발 방향에 대한 대비 역시 마련돼야 할 것이다.

지난 2007년에 출시된 스마트폰은 많은 산업에 새로운 지평을 열며 다양한 생태계를 구축했다. IoT와 함께 다가올 미래 역시 또 다른 산업 생태계의 혁신과 진화를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저전력 통신 프로토콜 표준화, 통신 사업자 주도의 IoT 통신망 구축, 저전력 통신이 가능한 센서와 기기 개발, 오픈 아키텍처 기반 플랫폼과 서비스 개발이 모두 함께 이뤄져야만 가능하다.

IoT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IoT 시장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고 시장을 이끌어 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박재범 시스코코리아 통신사업부 부사장 jaepark@cis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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