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 IT전산통합 이후 두 은행 간 중복 ID가 발생해 일부 이용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ID가 같은 고객은 보안상 이유로 해당 ID를 모두 변경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는 왜 자신의 ID를 바꿔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전산통합에 맞춰 KEB하나은행은 중복 ID 이용자에게 ID변경 요청 문자를 보냈다.
`현재 손님께서 보유하신 ID는 다른 손님과 중복되어 전산통합일(2016년 6월 7일)부터 사용이 불가능하므로 안전한 금융거래를 위하여 ID를 변경하여 이용하셔야 합니다`라고 통보했다.
이를 두고 일부 고객은 자신 ID를 구체적인 사유 없이 변경하라는 것은 서비스 제공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복 ID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은행 간 합병에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KEB하나은행도 자칫 중복 ID사용으로 금융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어 ID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6월 기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고객 중 중복 ID 보유자는 전체 고객 1300만명 중 약 3만명 미만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ID는 전자금융에 있어 주민번호와 같은 키 값으로 이를 변경하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나의 개인정보를 알려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ID가 같은 상대방이 내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하는 경우 지속적인 오류가 발생하고 동일 아이디뿐 아니라 동일 비번을 사용하는 고객도 존재해 금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밀번호 입력 오류 횟수 초과 등으로 영업점 방문을 해야 하는 불편을 방지하고 보안 강화를 위해 일부 고객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외환은행 고객 불만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고객은 “ID는 인터넷에서 본인을 나타내는 표현 방식”이라며 “어떤 기준에 의해 ID를 바꿔야 하는지 정확한 설명이 있었으면 오해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김인순 보안 전문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