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LG, 휴대폰 다단계 판매와 이별할 때

휴대폰 다단계 판매업체가 몽니를 부리고 있다. 다단계 판매를 금지한 공정거래위원회 시정명령에 반발,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공정위는 지난달 1년 장고 끝에 휴대폰 다단계 판매에 제재를 내렸다. 휴대폰과 약정요금을 별도 상품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짓고, 단말기 가격과 2년 약정요금을 합쳐 160만원이 넘으면 다단계 판매를 금지시켰다. 방문판매법에 따른 판단이다. 판매 수당을 위해 고가 제품과 요금제를 강매하는 행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다단계업체는 공정위 결정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내기로 했다. 소송과 함께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도 할 예정이라고 한다. 법원이 집행정지 요청만 받아들여도 최종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수년 동안 계속해서 휴대폰 판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단계 판매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LG유플러스는 “대리점 차원 결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많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데도 말이다.

LG는 공정위 결정 후에도 다단계 판매를 계속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비협조로 정부 당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런 잡음은 무리한 유통망 확대가 빚은 결과라는 것이 주변 평가다.

다단계 판매에서 62요금제 이상 가입 비중은 80%가 넘는다. 고가요금제 가입자가 많다는 뜻이다. 다단계 판매 타깃은 주로 50대 이상 노년층이다. 노인층이 고가요금제를 가입하는 경우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흔한 일이 아니다.

LG는 휴대폰 다단계 판매로 큰 이득을 봤지만 가입자는 피해를 입게 마련이다. 다단계라고 해서 모두 불법은 아니지만, 불법 판매로 늘 피해자를 양산한다. 대개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판매원을 끌어모으고 가입자를 현혹시킨다.

LG는 다단계 판매업체를 지원하면서도 “우리는 대리점(다단계)을 통제할 수 없다”며 책임에서 한 발 뺐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이제라도 `오래된 관행(?)`과 이별이 필요한 시점이다. LG 휴대폰 다단계 판매는 대기업 윤리와 맞지 않는다.
관련기사 더보기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