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검사장이 2005년 넥슨 주식 취득 당시 넥슨으로부터 자금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넥슨에 따르면 당시 매도인(전 넥슨 임원)이 주식매매 대금이 바로 입금되길 원하며 진경준 검사장을 비롯한 매수자들에게 단기로 자금을 빌려주고, 그해 회계연도에 모두 돌려받는 방식으로 넥슨 주식을 거래했다.
넥슨은 4일 자료를 내고 “2005년 당시 퇴사한 임원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 주식을 외부 투자회사에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알려왔다”며 “외부 투자 회사가 주식을 매수하게 되면 단기간 내 상장 압박 등 회사 장기적 발전에 악영향이 염려돼 이를 대신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사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장기투자자를 급하게 물색하는 과정에서 진 검사장 등이 매수 의사를 밝혀왔다”고 밝혔다.
넥슨 측은 “당시 주식 매도자가 수일 내에 주식 매매대금이 모두 입금되기를 원하는 급박한 상황이었고 진 검사장을 포함해 주식 매수인들(4인)이 모두 근시일 내에 자금 상환이 가능하다고 해 회사에서 빠른 거래를 위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대여했다”며 “회사 자금대여는 매수인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진행됐고 대여자금은 근시일 내에 모두 상환돼 당해 연도에 모든 거래가 완료됐다”고 해명했다.
진경준 검사장은 넥슨 주식 취득 논란 이후 사표를 내고 법무연수원으로 전보됐다. 진 검사장은 논란이 불거지자 넥슨 주식 취득 과정에 대해 처음에는 개인자금이라고 밝혔지만 다시 “처가에서 빌렸다”고 주장했다.
이후 공직자윤리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진 검사장이 넥슨에서 4억2500만원을 송금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진경준 검사장과 김정주 회장은 서울대 86학번 동문이다. 진경준 검사장은 2005년 넥슨 주식을 취득해 2015년 전량 매각하며 약 120억원 시세차익을 거뒀다.
넥슨과 진경준 검사장은 넥슨 주식 취득과정에 대해 “개인간 거래”라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넥슨이 진경준 검사장을 비롯한 매도인들에게 주식 구입자금을 대여한 사실이 확인되며 다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넥슨은 주식자금 대여에 대해 “현재 10% 수준인 당시 회사 규모를 고려하면 신속한 거래 종결이라는 주식 매도인 요구에 응하면서도 장기적인 회사 발전이라는 회사의 이익을 모색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하며 “이번 일을 큰 성찰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