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저변이 넓어졌다. 중전기기 업체가 주류였던 ESS 시장에 발전 플랜트·가전·통신업체까지 뛰어 들었다. ESS를 적용한 시장이 다양한 산업 현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최근 마감한 140㎿(PCS 용량 기준) 규모 주파수조정(FR)용 ESS 사업에 PCS분야에 14개 기업이, 배터리분야에 9개 기업이 각각 입찰했다. 한전은 김제·논공·울산·속초 4곳 변전소에 각각 PCS와 배터리 사업자를 선정해 올해 말까지 ESS를 구축한다. 한전이 발주한 사업 규모만 약 800억원에 달한다.
PCS 입찰에는 계속 참여해왔던 효성과 LS산전·포스코ICT를 포함해 LG전자·SK텔레콤·두산중공업·GS네오텍·한전KPS 등 14개 업체가 참여했다. FR ESS 구축 사업에서 PCS 사업자는 단순히 제품만 공급하지 않고, EPC(설계·조달·시공) 형태로 참여해 배터리와 PCS 간 연동,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운영과 시스템엔지니어링까지 주도한다. 이 때문에 설치·운영 현장은 변전소지만, 사업 경험을 쌓아 신재생에너지 발전, 마이크로그리드, 각종 통신인프라, 상업시설, 공장 등에 ESS 구축을 주도할 수 있게된다. 전력·중전기기 업체 전공영역으로 여겨졌던 해외 ESS 구축 프로젝트도 수행할 수 있다.
4개 사업자를 선정하는 배터리분야는 배터리 제조·생산업체인 LG화학, 삼성SDI, 코캄을 제외하고 6개 비제조업체가 입찰에 응했다. 배터리 분야는 PCS 사업자와 달리 배터리와 PCS 간 연동 자격이나 EPS 수준의 평가 없이 배터리 단품만 평가해 선정한다. 배터리 사업자로 선정되더라도 LG화학, 삼성SDI 제품만 공급할 뿐 설치·운영은 PCS 업체가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중전기기 업체가 주도했던 대용량 ESS 시장에 가전, 통신, IT업체가 참여해 구축 운영 실적을 쌓게 돼 앞으로 ESS 구축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2016년 한전 FR용 ESS 구축사업 입찰 현황 (자료:한국전력·업계 취합)>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