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평균 100억개 이상 질문이 검색창에 입력되는 사이트. 액티브 사용자가 10억명을 돌파한 메일서비스. 스마트폰 운용체계(OS) 시장 점유율 80%. 창업한 지 20년도 채 지나지 않은 구글이 이뤄낸 성과다.
우리는 구글과 마주치지 않고 단 하루도 살 수 없다. 이토록 짧은 기간에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기업은 구글이 유일하다. 한 달 평균 100억개 이상 질문이 구글 검색창에 입력되고, 지메일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메일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또 안드로이드는 가장 널리 쓰이는 스마트폰 OS가 됐다. 이제 구글은 인터넷 검색 서비스 업체 이미지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 중 하나이자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구글이라는 기업을 설명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구글은 훨씬 야망이 크고 스마트하다. 구글은 공공연하게 그들을 움직이는 프레임이 `문명과 인류 전체`임을 드러내왔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목표다. 실제로도 구글이 움직이면 세계가 진동하고, 그것은 곧 미래가 됐다.
학자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던 인공지능 연구에 10년 이상 투자했고 마침내 `알파고 쇼크`을 일으켰다. 무인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다. 무한한 상상력에 도전하며 인간의 한계와 범위를 확장해온 것이다.
언뜻 황당해 보이는 구글의 아이디어나 거대한 계획은 결코 무작위로 나온 것이 아니다. 수천명 엔지니어 및 프로그래머 고용 전략도 우연한 상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세계관에서 나온 것이다.
물론 구글이 세계를 감시하는 빅브라더로 성장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갈수록 증가하는 정보수집 활동과 구글의 느긋하고 거만해 보이는 태도는 이러한 의심을 더욱 짙게 만든다. 유럽에서는 구글을 독점기업으로 보고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구글 경영진도 현재 세계에서 벌어지는 자사 관련 논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엄두내지 못한 미래를 발명해온 구글에 오히려 박수를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구글 공포`는 실리콘밸리 기업이 지금까지 자신의 미래 비전을 일사천리로 실현해온 것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오히려 구글의 조직구조와 야망은 다른 기업이 좀 더 대담하게 기술적 비전을 실현하도록 영감과 자극을 주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술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것, 그것이 구글의 목표이자 전략이다. 이 책은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구글 행보를 자세히 그렸다. 저자는 독일을 대표하는 시사주간지인 슈피겔의 실리콘밸리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래를 급진적으로 변화시키려는 구글이라는 기업을 가장 밀접한 거리에서 관찰해 기록했다. 구글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다뤘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미트 등 구글 경영진 뿐 아니라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등 수많은 구글 관계자와 실리콘밸리 리더를 인터뷰해 책을 완성했다. 당장 다음 먹거리를 고민하는 국내 기업에게 구글의 도전과 전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토마스 슐츠 지음, 이덕임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1만5000원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