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기업을 키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실리콘밸리식 혁신 문화를 사내벤처에 입힌다. 삼성전자는 `C랩`, LG전자는 `아이디어 발전소`를 각각 만들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육성한다. 우수한 곳은 스타트업으로 독립, 성장하도록 지원한다.
아이디어 발굴, 사내벤처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것은 창의적 조직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경직된 조직 문화에서 탈피하고 능력 있는 직원의 아이디어를 모아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시도다. 구글, 시스코 등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이 사내벤처를 적극 육성하고 스타트업으로 스핀오프시킨 것처럼 실로콘밸리식 혁신 문화를 국내 기업에도 이식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C랩`이라는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C랩 아이디어로 채택되면 1년 동안 현업 부서를 떠나 팀 구성, 예상 활용, 일정 관리까지 과제를 자율 수행한다. 직급에 관계없이 아이디어 제안자가 리더가 되고, 근무 시간·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유연한 수평 환경에서 아이디어 사업화에 집중할 수 있다. 지금까지 100개 이상 과제를 진행하고 사내벤처로 개발하던 아이디어의 일부는 사업부로 이관, 상품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 선정된 첫 스타트업 `이놈들연구소`는 통화 소리를 진동으로 손가락에 전달하는 스마트 시곗줄을 개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6에서 주목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 9개 우수 C랩을 선발해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에는 비만·과식을 관리해 주는 스마트벨트 `웰트`, 아이디어나 메모를 포스트잇으로 간단하게 출력해 주는 `아이디어 프린터` 등 5개 과제를 창업한다. 올해 선정된 5개 기업은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LG전자도 임직원의 창의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아이디어 발전소`를 운영하는 한편 벤처기업 육성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아이디어 발전소`는 CTO 임직원이 낸 아이디어를 선발, 5개월의 개발 기간과 개발비 1000만원을 지원한다. 아이디어 원안자는 직접 시제품을 만들고 사업화까지 도전할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CTO에서 개발하고 있던 프로젝트 2개를 사외벤처 `에이캔버스` `인핏앤컴퍼니` 로 분사시켜 사업화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창업 성공률 제고를 위해 관련 특허·기술을 제공하고 창업 전문가 컨설팅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에이캔버스는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목표액 10만달러 모금을 조기에 달성할 정도로 주목 받았다. 에이캔버스 `디지털 갤러리` 프로젝트는 수백만점의 그림이 있는 콘텐츠 플랫폼과 연계, 전용 디지털 액자 하나로 다양한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