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공장` 멈추자 몸값 올랐다….중형 MMORPG 북미·유럽서 새 금맥

한국 중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북미·유럽에서 새 금맥을 캔다. 국내 MMORPG 제작편수가 줄어들며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펄어비스가 제작하고 엔진이 배급하는 MMORPG `검은사막`은 3월 북미·유럽 출시 이후 5월까지 유료가입자(패키지 구매)80만명을 확보했다.

동시접속자는 10만명 수준으로 국내 상위권 MMORPG에 필적한다. 국산 MMORPG가 해외에서 이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은 검은사막이 처음이다. 검은사막은 2015년 초 국내에서 출시됐지만 PC방 점유율 20위권 안착에 실패했다. 국내에 이어 일본, 러시아 시장에 출시한 이후 후순위 진출 지역인 북미·유럽에서 `대박`이 터졌다.

엔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러시아 서비스를 통해 게임성을 다듬고, 북미·유럽 시장에서 두 번 사전 테스트 기간 동안 이용자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등 인지도를 쌓는 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이 북미·유럽에서 안착조짐을 보이자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다. 7월부터 펄어비스 투자를 주도했던 정경인 LB투자증권 부장을 대표로 그간 사업과 개발을 총괄했던 김대일 PD는 제작에만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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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북미/유럽 공식 포스터

아이엠씨게임즈가 만든 `트리오브세이비어`는 글로벌 PC게임 서비스 플랫폼 스팀 출시 이후 3만~5만명 동시접속자를 기록 중이다. 동시접속자 수 기준으로 스팀 상위 10위권을 오간다.

이 게임은 `라그나로크`를 만든 김학규 아이엠씨게임즈 대표, 김세용 아이엠씨게임즈 부사장 등 유명 개발진이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넥슨을 통해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각종 버그 등 운영 문제가 불거지며 흥행에 실패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팀에서도 트리오브세이비어 게임 안정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기본적인 게임성은 인정받는다”며 “서비스가 진행될수록 이용자 만족도가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넥슨은 하반기 일본에서 트리오브세이비어를 출시한다. 스팀에서 가능성을 본 만큼 프로모션에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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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오브 세이비어

네오위즈게임즈가 만들고 배급하는 MMORPG `블레스`는 제작과정과 출시 후 중국·일본·대만·북미·유럽 지역과 수출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러시아 진출을 현지 배급사와 협의 중이다.

네오위즈게임즈 관계자는 “한국 온라인게임 공급이 줄며 역으로 북미·유럽에서 한국산 온라인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일단 게임을 확보하려했던 과거와 달리) 성공 가능성 높은 게임을 찾아 집중적으로 마케팅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때 세계 온라인게임 공장으로 불렸던 우리나라는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제작편수가 감소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연간 1599건에 달했던 PC·온라인게임 등급분류 신청은 2014년 551건으로 줄었다. 제작편수가 5년 새 34% 수준으로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산 중형 MMORPG 해외 흥행은 온라인게임 공급 부족 현상과 한국의 수준 높은 온라인게임 제작능력이 서로 맞물린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한국 게임생태계가 모바일로 재편되며 대형 MMORPG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온라인게임 프로젝트, 투자, 제작인력 등이 급격히 사라졌다”며 “국산 온라인게임 공급이 중단되면 해외 배급사가 중국에서 대안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표> 2010년~2014년 게임물관리위원회 온라인게임 등급분류 신청건수, 출처 게임물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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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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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개최한 `검은사막` 제작 발표회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왼쪽부터) 당시 홍성주 다음 게임부문장, 허진영 다음 게임서비스본부장, 김대일 펄어비스 대표, 김용훈 다음 게임사업본부장.
`온라인게임 공장` 멈추자 몸값 올랐다….중형 MMORPG 북미·유럽서 새 금맥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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