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통관시스템이 에티오피아에 구축된다. 박근혜 대통령 국빈 방문으로 카메룬, 탄자니아에 이어 아프리카 국가 대상 세 번째 수출길이 열렸다. 과학기술 분야 협력 강화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분야 협력 지평도 넓혔다. 30만평 규모 한국섬유단지 조성, 이중과세방지협정 체결도 주요 경제 성과다.
박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경제분야 36건을 포함해 총 40건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양국 외교 관계 성립 이후 최대 경제협력 성과다.
눈에 띄는 성과는 전자정부·통관, 과학기술, 보건의료 등 고부가가치 분야 협력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이다.
에티오피아는 수입통관 소요일을 현재 40일에서 2020년에는 3일까지 줄이기 위해 현재 통관 시스템 현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관세청과 함께 21개 수출입 유관기관을 전산으로 통합·연계해 수출입 절차를 간소화하는 `싱글 윈도(single window)` 1단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계약을 올해 체결한다. 사업 규모는 556만달러다. 사업범위, 일정, 금액 등에 대한 실무협의는 이미 완료됐으며 현재 에티오피아 정부 내부 협의가 진행 중이다.
아프리카 국가 대상 세 번째 전자통관시스템을 수출하게 되고, 향후 아프리카 주변국으로 전자통관시스템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ICT·과학기술 협력도 6건이 이뤄졌다. 정부 차원 ICT 정책·인력·기술개발 협력은 물론 향후 위성기술·천문우주 분야 시장 개척을 위한 기술교육 협력도 약속했다. 한국형 폐기물 재활용 기술도 전수키로 했다. 부족한 식량·음용수 확보를 위해서다.
우리 보건의료산업 중장기 진출 토대도 확보했다. 에티오피아는 현재 의료인력 양성과 건강보험제도 도입으로 자국민 보건의료 향상을 위한 노력 중이다. 인구 10만명당 의사는 3명, 100만명당 의료기관은 두 개로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박 대통령 방문을 맞아 양국 간 보건의료분야 인력 교류와 양성, 건강보험제도 협력, 심장수술 역량 강화, 의약품 유통협력 등 보건의료분야 총 MOU 4건을 교환했다.
전력 인프라 부분 협력도 강화됐다. 에티오피아는 최근 경제 성장에 따라 전력 수요량이 15~19년간 연평균 9.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공급량은 현저히 적은 실정이다. 한국전력은 양국 간 협력으로 발전·변전·송배전·스마트그리드 등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이 외에도 30만평 규모 한국섬유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에티오피아 섬유산업은 뛰어난 원가경쟁력을 갖고 있어 글로벌 섬유 생산기지로서 높은 잠재력 보유하고 있다. 이번 방문으로 아디스아바바 동쪽 74㎞에 위치한 아다마(Adama)공단에 `한국섬유산업단지`를 조성, 우리 중소섬유봉제기업 투자 진출로 미국·유럽 섬유 수출 전진기지를 구축하게 됐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이번 순방으로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전자정부, 세관시스템, 즉 세관 싱글윈도우 시스템을 우리가 수출하게 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또 30만평 규모 한국 섬유단지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많은 우리 기업이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게 돼 미국, EU 등 서부 지역 수출 전진기지로 삼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