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카오톡과 구글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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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을 가면 고마운 애플리케이션(앱)이 두 개 있다. 카카오톡과 구글맵이다. 해외 출장 때 가장 부담스러운 비용이 로밍비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 때 분당 요금은 1970원이다. 받을 때도 분당 1060원을 내야 한다. 문자요금도 300원이다.

이 때문에 무료 메신저인 카카오톡은 로밍비가 부담스러운 해외 출장자에게 최적이다. 데이터요금으로 문자채팅과 인터넷전화(VoIP)까지 가능하니 굳이 비싼 로밍비를 내고 국제전화를 할 필요가 없다.

구글맵은 카카오톡의 유용성을 넘어선다. 해외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 바로 찾아가기다. 말이 잘 안 통하는 데다 지리 파악이 안 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출장비를 아끼기 위해 버스를 이용하고 싶지만 엄두를 못 낸다.

이번 해외 취재에서 구글맵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현재 위치에서 목적지로 가는 교통수단, 소요시간, 경로까지 실시간으로 알려 주니 찾아가기가 한결 수월하다. 구글맵만 있으면 말이 전혀 통하지 않고 처음 온 곳이라 하더라도 대중교통으로 찾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나 이렇게 유용한 구글맵을 한국에서는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한국 정부가 정밀 지도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허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도 서버를 미국에 두고 구글맵 서비스를 운용한다. 이 때문에 한국 지도는 정밀도가 떨어져서 상세한 데이터가 필요한 도보 길 찾기, 내비게이션 기능은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한국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포털사이트 네이버나 다음의 지도를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상황이 다르다. 한글만 지원하는 네이버와 다음을 외국인이 이용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기자는 구글맵으로 해외에서 아주 편리한 경험을 했다. 이런 편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이 한국에서는 이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연간 1300만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한다. 이들은 한국에서 구글맵이 제대로 서비스되지 않는 것에 불만이 있다. 한국이 실속 없는 규제로 갈라파고스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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