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묻지마` 범죄 대응, 통화 비상벨 `유선에서 무선으로`

여러 곳과 동시 통화 가능…지자체, 앞다퉈 도입

지방자치단체가 사회적 약자를 노린 연이은 흉악범죄에 대응해 음성통화비상벨 확충과 기능 개선에 나섰다. 비싼 설치비에도 효율성이 떨어지는 유선 비상벨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와이파이 기반 무선 음성통화 비상벨이 주목받고 있다.

음성통화비상벨 전문업체 신성테크(대표 이철우)에 따르면 최근 `강남역 묻지마 범죄` 이후 용인시, 부천시, 청주시, 수원시, 화성시, 서울 성동구, 서울 한강사업본부 등 여러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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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기반 무선 음성통화비상벨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범죄 예방을 위해 골목길과 가로등, 공중화장실 등 보안 취약구역에 유선 음성통화비상벨을 설치·운영한다. 유선 비상벨은 설치비용이 비싼데다 관리가 어렵다. 상당수가 단방향 통화만 가능하거나 경고 사이렌만 울리는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 인터폰 형식으로 특정 대상(상황실 등) 한 곳하고만 연결돼 상대방이 자리를 비우면 무용지물이 된다. 무선 비상벨은 와이파이로 이런 단점을 보완했다. 위급 상황시 비상벨을 누르면 미리 지정해둔 112 상황실이나 관리실, 사설 보안업체 등과 통과할 수 있다.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도 개인 스마트폰을 포함해 최대 20곳까지 동시에 통화가 가능하다. 설치비는 유선 대비 60% 저렴하다.

이철우 신성테크 대표는 “무선 기반 `다중 동시링` 기술로 여러 곳과 동시 통화를 할 수 있어 비상상황에 즉시 대처하는 효과가 크다”며 “보안이 취약한 공원, 여성화장실, 지하주차장 등에 유선 관로 공사를 하지 않고 쉽게 설치할 수 있어 범죄 예방이 도움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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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를 노린 연이은 흉악범죄에 지방자치단체가 음성통화비상벨 확충과 기능 개선에 나섰다. 신성테크 직원이 제품 시연을 하고 있다.

이날 부천시는 시내 한 어린이 공원에 무선 비상벨을 시범 설치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도입을 검토해왔다”며 “시범 설치 후 밤과 낮에 걸쳐 테스트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시를 시작으로 다른 지자체에서도 도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성테크는 특정 데시벨과 특정 단어(살려주세요 등)를 음성인식하는 방식으로 벨을 누르지 않아도 전화를 거는 `무선 음성인식` 기능도 개발을 완료했다. 범죄예방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화재감지 오토다이얼 비상벨 시스템도 출시했다. 적외선 불꽃감지기와 연동해 화재가 발생하면 불꽃을 감지해 전화를 걸어 화재발생 장소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문화재, 사찰, 박물관, 연료창고 등 자연 발화가 잦은 곳에서 무인 화재 감시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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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화장실에 설치된 와이파이 기반 무선 음성통화비상벨

이 대표는 “비상벨이 작동하면 카메라가 현장 상황을 촬영해 후속 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카메라 내장형 비상벨도 올해 개발을 완료한다”며 “범죄예방과 사회적 약자 보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장소에는 지자체가 비상벨을 설치하더라도 일반 건물 비상벨 설치는 건물주 의지가 필요하다. 현재 비상벨 의무화 설치 대상은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국한된다. 이에 따라 범죄 예방을 위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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