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빨간불엔 멈추고, 학교 주변 빨간신호등이 켜지면 `마스크를 착용하세요.`
어린이를 미세먼지로부터 지켜주는 신호등이 등장했다. 황사나 고농도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으나,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수칙에는 소홀해 어린이가 피해를 입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환경부 수도권대기환경청은 신호등처럼 미세먼지 예보를 위험 단계별로 알려주는 미세먼지 피해 예방 시범사업을 25일부터 벌인다. 학교, 등굣길, 출·퇴근길 등 생활공간 주변에 국민이 쉽게 미세먼지 예보를 보고,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은 어린이가 미세먼지 예보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서울 도성초교, 동두천 신천초교, 인천 하늘초교와 석남초교 등 5곳에 미세먼지 신호등을 25일부터 운영한다.
미세먼지 신호등은 미세먼지 농도를 수치로 표현하는 대신 어린이가 이해하기 쉽도록 초록, 노랑, 빨강색으로 표현한다. 미세먼지 신호등은 설치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대기측정소 미세먼지(PM10) 측정결과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80㎍/㎥ 이하면 초록색, 81∼150㎍/㎥는 노랑색, 151㎍/㎥ 이상은 빨강색으로 표시한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은 또 신호등이 설치되는 초등학교 주변 등굣길 횡단보도에 도로 경계선으로부터 2∼3m 안쪽에 `미세먼지 안심 발자국` 표지를 설치해 신호 대기 중인 어린이가 도로변 먼지, 자동차 배기가스 등을 덜 흡입하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이 경기 안산시 일대 도로에서 거리에 따른 미세먼지 발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횡단보도에서 물러설수록 농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변에서 3m 뒤 떨어진 곳의 미세먼지 농도는 도로 경계선 보다 16%나 낮았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은 미세먼지 신호등을 2014년 열린 환경정보 활용 아이디어 대회 `에코톤` 우수 수상작을 응용해 제작했다. 지난해 안산 송호초등학교에 시범적으로 설치한 후 학생, 교사, 학부모 호응이 좋아 이번에 서울 어린이대공원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초등학교에 미세먼지 신호등 설치를 늘렸다.
송형근 수도권대기환경청장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마스크 착용, 외출 자제 등 적극적인 건강보호 활동이 필수”라며 “어린이가 미세먼지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