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IT금융 발주 잇따라...SW·SI시장 큰손으로 `부상`

보수성 짙은 국책 은행이 잇따라 정보기술(IT) 금융 프로젝트 사업 발주를 추진한다.

민간은행 등에 비해 IT와 접점이 없던 이들 조직이 핀테크와 IT 채널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조직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한 국책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수십 가지에 이르는 소프트웨어(SW), 시스템통합(SI) 사업 발주를 추진하는 등 SI와 SW업계에 큰손으로 떠올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IBK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IT정보화 사업 등을 연이어 추진한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하반기 `신 EXIM 정보시스템 보안표준 설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외부 컨설팅 용역은 물론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 작업으로 내년 상반기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목적은 정보시스템 보안성 강화와 고도화다. 사업 규모는 5억원 남짓이지만 정보화전략 계획을 수립, 다양한 IT 고도화 후속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정보기술아키텍처(EA) 컨설팅 작업은 진행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산업은행은 올해 정책금융 지속 성장을 위한 `IT Reformation`을 모토로 다양한 정보화 사업을 추진한다.

중장기 IT전략으로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과 신축 IT센터 구축 지원 사업에 나선다. 현재 IT센터 이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스마트OTP △FRS 9 도입에 따른 전산시스템 구축 △기업금융 나들목 시스템 개선 작업도 진행한다. 이 가운데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에만 165억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스마트OTP 등 핀테크 사업 확대와 비대면 기반 고객 편의성 중심의 다양한 IT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주요 단말기 화이트리스트 솔루션 도입, 문서 보안 솔루션 강화 작업도 진행한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수십 개 IT 금융 프로젝트를 발주했다. △하이패스와 핀테크를 결합한 모바일 결제 플랫폼 `하이 핀` 구축 △공과금 수납 계정처리 시스템 구축 △차세대 보안서비스 온·오프 보안 스위치 △바이오정보 분산저장 인증서비스 등 전방위 IT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기업은행이 올해 다양한 분야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SW 구매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소매 기반의 접점 확대를 위해 핀테크 시장에 맞는 조직 고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 발굴을 위해 IT 금융 부문 프로젝트 발주도 많이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국책은행 IT금융 발주가 늘어나면서 SW 및 SI업계도 분주해졌다.

국내 SW업계는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최근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민간은행 IT 투자는 아직 미미하다. 우리은행이 현재 차세대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국민은행도 준비하고 있지만 내년에야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농협은행도 지난달 빅데이터 시범 사업을 발주했지만 본격 사업보다 마케팅 목적이 강했다.

10년 넘게 금융영업을 담당한 SW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민간은행이 신기술 도입에 빨랐지만 최근에는 국책은행도 이에 못지않게 빠르다”면서 “당장 도입하지 않더라도 수시로 관련 기술을 물어 보고 도입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국책은행 IT금융 사업 추진 현황(자료-한국SW산업협회)>

주요 국책은행 IT금융 사업 추진 현황(자료-한국SW산업협회)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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