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일상생활에서 곰팡이를 실시간으로 검출할 수 있는 곰팡이 검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병양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에 곰팡이와 특이적으로 붙는 리셉터를 결합하는 형식으로 핵심 센서부를 고안했다. 리셉터는 세포 표면에서 볼 수 있는 분자로 세포 외부에서 화학신호를 받거나 외부와 상호작용한다. 외부물질이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반응을 일으키거나 세포를 고정화하는데 사용된다.
공기 중 곰팡이균이 액체에 포집된 후 탄소나노튜브 센서에 닿으면 리셉터가 곰팡이균과 결합하고 이 결합을 탄소나노튜브가 감지하게 된다.
이전에는 공기 중 곰팡이균을 진단하려면 필터가 포집해 곰팡이균 유전자를 일일이 해독하고 최종 진단까지 3~5일이 소요됐다. 고가 유전자 분석장비와 전문 인력도 필요했다. 이번에 개발된 장비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공기 중 부유 곰팡이 종류와 농도를 정밀하게 검출해 낼 수 있고, 검사결과는 간단한 컴퓨터나 무선단말기로 알 수 있다.
연구진은 일상에서 가장 흔히 노출되는 천식과 알레르기 관련 곰팡이 종류인 아스퍼지럴스 니거(Aspergilus Niger)와 알터나리아 알터나타(Alternaria Alternata) 2종의 곰팡이균 시스템을 구축했다. 정확도는 기존 검사법과 같으면서 시간은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간단한 세척으로 센서를 초기상태로 되돌릴 수 있어 반복적인 사용이 가능해 실용화 가능성이 높다.
연구는 환경산업기술원의 과제 생활공감 환경보건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시행됐다. 국제학술지인 `인바이런멘털 사이언스 앤드 테크놀러지(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4월 12일자로 온라인에 게재됐다. 이병양 고려대 교수는 “향후 검출할 수 있는 병원균수를 늘리고 국제표준검출법에 맞게 공기중 농도 검출 기능까지 개발하겠다”며 “각종 해로운 공기중 병원인자를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기존 공기청정기에 접목된 실내 공기 환경 모니터링 장비 상용화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