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정치논란에 휩싸여 곤혹을 치르고 있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대선 정국이 한창인 가운데 IT 전문매체 기즈모도는 전직 페이스북 직원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핫뉴스(Trending Topics) 코너에서 보수적 기사를 일부러 게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의회가 이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삼는 등 정치논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기즈모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일한 적이 있는 전직 뉴스큐레이터들은 “우익단체나 2012년 미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이번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군소후보였던 랜드 폴 켄터키주 상원의원 관련 뉴스가 `트렌딩 토픽`에 들어가는 것을 페이스북이 고의로 막았다”고 주장했다. 계약직으로 일했던 이들은 “유행 뉴스 섹션에 페이스북에 관한 뉴스도 포함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기즈모도 보도가 나가자 보수 성향인 공화당 의원들이 발끈했다. 상원 상업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존 튠 의원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에 직접 서한을 보내 기즈모도 보도가 사실인지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튠 의원은 서한에서 위원회가 이런 사항을 감독할 권한이 있다면서 “매일 평균 약 십억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은 정치 등 사람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뉴스큐레이터들이 실제로 핫뉴스를 임의로 조정했는지, 또 했으면 얼마나 했는지 등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다른 보수 성향 의원들도 페이스북을 비난했다. 전 대선후보이자 위스콘신 주지사 겸 공화당 의원인 스콧 워커는 자신의 트위터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보수 성향 글을 팔아 먹은 거냐”며 페이스북을 몰아세웠다.
보수 언론도 페이스북 비난에 동참했다. 대표적 보수지인 뉴욕포스트는 1면에 `페이스북에서는 이런 기사를 읽을 수 없다`며 우회적으로 페이스북을 힐난했다. 이런 움직임에 페이스북은 “그런 일이 없다”며 펄쩍 뛰었다.
페이스북에서 핫뉴스를 책임지고 있는 톰 스톡키 검색 부문 부사장은 “핫뉴스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기계적 알고리즘으로 취사, 선택된다”고 부인했다. 페이스북 대변인도 “우리는 중립을 유지하기 위한 철저하고 엄격한 지침이 있다”면서 “어떤 뉴스도 유행 뉴스섹션에 올라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