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도 배터리 업그레이드 한다

전기자동차 배터리도 업그레이드하는 시대가 열린다. 르노삼성, BMW가 이미 판매된 전기차 모델에 주행거리를 평균 60%가량 향상시키는 배터리 교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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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전기차 `SM3 Z.E.` .

1회 충전 시 300㎞ 이상 주행 성능을 갖춘 신규 전기차 모델을 2018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당장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전기차 `SM3 Z.E.` 배터리를 차세대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는 상품을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BMW도 교체 가능한 `i3`용 차세대 배터리를 올 여름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배터리 교체만으로 주행거리 불안 없이 기존의 전기차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배터리 교환 상품 대상 차량인 SM3 Z.E.와 i3는 각각 LG화학,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했다.

SM3 Z.E.는 같은 배터리 공간에 26.6㎾h를 담은 전기에너지를 최소 35㎾h까지 높인다. 기존 배터리와 동일한 공간에 탈·부착 같은 조립만으로 60% 이상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다. 배터리를 교체하면 1회 충전으로 130㎞에 불과한 주행 거리가 250㎞ 이상으로 늘어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새로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팩과 동일한 크기지만 배터리 셀뿐만 아니라 팩 내부 쿨링시스템 등 설계 기술로 더 많은 에너지를 담아 주행 성능이 갑절가량 늘렸다”면서 “기존의 전기차 배터리 팩과 손쉽게 교환되도록 설계됐지만 교환 상품을 내놓을지 신차부터 적용할지는 최종 검토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교환 시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재활용 가치를 높일 방법부터 찾아야 소비자 부담을 최소할 수 있다는 이유다.

BMW도 최근 i3용 차세대 배터리 출시 계획을 내놓았다. i3 역시 21.3㎾h 전기를 담고 있던 공간에 33㎾h 에너지를 담게 된다. BMW는 올 여름에 출시한다. 기존의 i3 소비자는 추가 비용만 지불하면 새 배터리 팩을 장착할 수 있다. BMW코리아는 본사 가격 정책이 나오는 대로 한국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미국 유력 전기차 업체처럼 물리적으로 배터리 양만 늘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면서 “향후 전기차 시장은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에너지를 담으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높인 배터리를 내놓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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