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대 판매를 보면 하이테크 기업 경기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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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대 구입 현황으로 IT기업 사정을 안다`

최근 트위터가 실망스런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자가 크게 동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가 하나의 `지표`에 주목했다면 1년 이상 전에 트위터의 문제를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위터는 2014년 말까지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점포가 있는 `빌리어드홀세일`에서 정기적으로 탁구대를 구입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주문이 뚝 끊겼다. 사이먼 운 빌리어드홀세일 운영자는 `트위터에 탁구대를 놓을 공간이 없어졌다`거나 `회사에 무슨 문제가 있다`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트위터 사용자 수 성장 둔화는 우려스러웠지만 지난 주 발표 된 분기 실적은 매출 증가율이 예상 외로 낮았다. 탁구대 구입이 중단된 이유에 대해 트위터 대변인은 “아마 꽤 튼튼한 탁구대를 구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다른 한 대변인은 “사실대로 말하자면 우리는 지금 실내 농구 슛기구가 더 인기 있다”고 말했다.

하이테크 거품은 이제 꺼져가고있는 것일까. 탁구대 판매 동향으로 점칠 때 이런 흐름은 뚜렷해진다. 사이먼 운 씨는 탁구대 매출은 하이테크 경제 움직임을 따른다고 생각하고있다. 그는 “지난해 1분기에는 탁구대가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며 “지금은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경영하는 점포 기업 탁구대 매출을 보면 올해 1분기는 전분기 대비 50% 감소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같은 기간에 미국 벤처 기업 자금 조달액은 25% 감소했다.

탁구대 지표에서 실리콘밸리의 독특한 문화를 엿볼 수있다. 직장에서 탁구를 할 권리는 불가침하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신생 소프트웨어 기업인 리튬테크놀로지스의 써닐 라자스칸 최고기술 책임자는 “탁구대가 없으면 하이테크 기업이 아니다”고 말했다.

주요 하이테크 기업은 사내에 탁구대를 설치하고 지역에는 다수 탁구 리그가 존재한다. 매년 6월에 개최되는 탁구 대회는 오라클이나 드롭박스 등의 기업이 맞붙는다. 대회 공동 주최자인 벤처투자자 마이클 카다몬 씨는 “벤처 기업이 벤처자금으로 탁구대를 구입하는 것에 찬성하고 있다”며 “기업 문화 구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이먼 운씨가 경영하는 점포의 주 고객은 하이테크 기업이다. 그에 따르면 나스닥 종합 지수가 1년만에 최저치였던 올해 2월 기업 탁구대 판매는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적었다. 최근 매출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야후는 수년에 걸쳐 탁구대를 구입하지 않고 있다. 인텔도 1년 전부터 탁구대 주문을 중단했다. 인텔은 지난달 1만2000명 감원계획을 발표했다.

야후 대변인은 “본사에서 탁구대를 최근 구입하지 않지만 다른 사무실에서 구입하고 있다”며 “많은 직원이 탁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답변이 없었다. 결국 탁구대 구입 감소는 실리콘밸리기업이 비용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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