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개각, 21년된 석유장관 해임...후임은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람코 회장

사우디아라비아가 7일(현지시간) 내각 개편의 일환으로 알리 이브라힘 알나이미(81) 석유장관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석유부는 에너지·산업광물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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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

1995년부터 석유장관을 맡았던 알나이미 장관은 사우디뿐 아니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 정책에도 많은 영향을 줬던 인물이다. 보건장관과 국영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 회장을 맡아오던 칼리드 알 팔리(56) 회장이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이번 석유장관 교체 발표는 사우디 정부가 국가 수익성을 악화시켜온 저유가에 기반한 경제를 개혁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한 가운데 나왔다.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제2왕세자(부왕세자)는 지난달 25일 탈(脫)석유 시대를 대비,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사우디의 경제 구조를 개혁하겠다는 내용의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사우디 권력 실세로 불리는 모하마드 제2왕세자는 새 장관들과 함께 원유 정책 등 경제정책을 관장하고 있다.

아람코의 지분을 5% 미만으로 매각해 2조 달러 규모 국부펀드를 조성해 사회기반 시설에 투자를 늘리고 연료 보조금 감축, 정부 조직 간소화, 성지순례객의 관광비자 허용, 여성 인력 개발 등이 골자다.

이번 개각은 이 계획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우디는 개각에서 수자원·전력부는 전력 부문을 신설 에너지·산업광물부로 이관하고 수자원·환경농업부로 개편했다.

알 팔리 신임 장관은 1982년 미국 텍사스A&M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후 30년 동안 아람코에서 일했다. 아람코 최고경영자 겸 대표이사로 재임 중이던 지난해 5월 보건장관으로 입각함과 동시에 아람코 회장이 됐다. 이때부터 그가 차기 석유장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사우디 개각으로 수장 교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는 사우디아람코는 국내 정유사 에쓰오일의 지분 63.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람코 출신 나세르 알 마하셔 CEO가 지난 2012년 3월부터 5년째 에쓰오일 수장을 맡고 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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