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국제캠퍼스에 독일 프라운호퍼-IKTS와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 재료연구소 등 3개 기관이 공동으로 신소재 개발을 위한 국제공동연구소(GRL-FYK)를 설립했다. 이번 GRL-FYK 설립은 프라운호퍼-IKTS와 기관 차원의 협력 관계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가시화된 단순한 의미를 넘어 그동안 한국에 전례 없는 매우 독특한 협력 형태 및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한국 공동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프라운호퍼-IKTS가 위치한 독일 드레스덴시가 한국 GRL-FYK 파트너십으로서 독일에 SKCC(Saxonia-Korea Collaboration Center) 설립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즉 한국에는 없던 독특한 듀얼 연구개발(R&D) 플랫폼이 설정되는 것이다. 국제 공동 연구 과제 수행에서 어느 한 국가에 거점을 두고 실행하는 형태는 지금까지 협력 방식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듀얼 플랫폼으로 R&D와 비즈니스 협력 거점을 이원화하면 R&D에 필요한 인프라를 직접 공유, 시설 투자비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또 비즈니스 생태계를 공유, 양국에서 도출한 R&D 상용화 기술 결과를 양국 산업계에 유기적 및 효율적으로 접목할 수 있다.
이러한 듀얼 R&D 플랫폼 체제는 참여 연구기관 각자의 능동적 파트너십을 전제로 한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무엇보다 공동 연구 주체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실제적 국제 공동 연구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독일 정부의 발 빠른 대응과 능동적 지원 시스템이 부러울 따름이다.
연구원 간 협력이 아니라 학-연의 적절한 조합이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박근혜 대통령의 2년 전 프라운호퍼-IKTS 방문 이후 우리나라에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중심으로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프라운호퍼-IKTS 간 국제 협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러나 지속 협력 관계는 외형 형태의 답습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협력 기관의 특성에 깊게 배여 있는 가치관과 연구 생태계를 이해하고 공유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프라운호퍼-IKTS는 구성원 자체가 긴밀한 학-연 조합을 기반으로 한다. 독일 내의 67개 프라운호퍼-IKTS 설립은 일단 주변에 공동 연구가 가능한 대학의 존재가 설립 전제 조건이 된다.
알렉산더 미하엘리스 프라운호퍼 IKTS 소장도 인근에 위치한 드레스덴공대의 교수다.
프라운호퍼-IKTS 주변에도 드레스덴공대를 비롯해 8개 명문 대학이 있다.
학-연의 복합 DNA로 구성된 프라운호퍼-IKTS와 국내 출연 연구기관의 국제 협력은 이러한 점에서 협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학-연으로 구성된 GRL-FYK 설립은 국내에서 프라운호퍼-IKTS와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동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연구소가 속한 지역 사회의 산업 촉진을 유발, 새로운 산·학·연·관 협력 모델을 기대한다. 인천 송도에 설립된 GRL-FYK와 독일 드레스덴에 설립될 SKCC 및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두 지방 정부 간에 협력 관계가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인천에 속한 남동공단을 비롯한 산업체 기반과 독일 작센주에 소재한 많은 강소 기업 간 교류가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드레스덴공대 등 관련 대학과의 교류도 활발히 전개될 것이다.
새로운 프라운호퍼와의 협력 모델에 대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신무환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 원장 mwshi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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