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주자 VR, 구글·페이스북·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 주도권 경쟁 치열

Photo Image

가상현실(VR) ‘대중화 원년’ 될까?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월드모바일콩그레스(MWC) 2016’ 삼성전자 ‘갤럭시S7’ 언팩 행사장에는 이색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5000여 관람객은 가상현실(VR) ‘HMD(헤드셋처럼 머리에 착용하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ead Mount Display)’인 ‘기어 VR’을 쓰고 신제품 발표를 관람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7 렌더링 이미지를 화려하게 보여주는 장면에 관객 반응은 뜨거웠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삼성 갤럭시S7 언팩’ 행사의 마지막 연사로 나와, VR에서 삼성전자와 끈끈한 협력관계를 예고했다. 이날 저커버그의 등장은 그야말로 깜짝쇼였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등 네명의 연사의 발표가 있은 뒤 행사 진행자가 다섯번째 연사로 마크 저커버그의 이름을 호명하자 장내 5000여명의 청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저커버그는 무대에 올라 “가상현실은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기어 VR을 내놓은 삼성과 페이스북이 협력한 이유”라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이날 행사를 통해 올해 VR 보급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3월 1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문을 연 제30회 게임개발자회의 2016(GDC 2016)도 ‘대세’는 VR이 장악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제품에 불과했던 ‘오큘러스 리프트’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의 소비자 판매용 실물이 나오면서 전시장의 한가운데 좌우에 초대형 체험 부스가 들어섰다. ‘GDC 2016’ 전시장 내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부스 위로는 게임엔진 유니티의 간판이 보였다.

이 두 곳은 모바일 앱으로 예약 신청을 하고도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게임 이용자들과 게임업계 관계자들로 인산인해였다. 에픽 게임스의 ‘언리얼 엔진’과 유니티 테크놀로지의 유니티 등 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기본 기술을 소개하는 부스는 물론이고 콘텐츠 업체들과 게임 퍼블리셔들도 VR을 중점으로 소개했다.

정보기술(IT) 업계가 이처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VR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업체는 모두 VR 부문 투자를 늘리며 관련 기술과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VR 서비스가 보편화되면 소비자들은 콘텐츠를 접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거실 소파에 앉아 게임, 공연, 쇼핑, 관광, 뉴스, 의료, 건설, 스포츠, 교육 현장을 입체적으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VR이 모든 산업에 파고들면 단순히 가상현실을 체험하며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적 기능을 넘어 서비스, 구매 등 실생활까지 파고드는 서비스로 진화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고 전망한다. 그동안 VR의 시장진입은 지지부진했다. 기술적 한계와 비싼 하드웨어 가격 때문이었다. 가상현실을 실제처럼 느낄 수 있도록 몰입감을 높이려면 HMD로 보여지는 화면이 실제와 유사해야 한다. 시야각, 해상도, 반응속도 등이 특히 중요하다.

우리 눈이 보는 것(120도)처럼 넓은 범위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해상도가 높아 인공 화면처럼 느끼지 않아야 하며, 고개를 돌릴 때 보이는 사물 변화 등이 빠르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시야각·해상도·반응속도가 실제와 크게 다르다면 우리 뇌는 이상을 느껴 현기증이나 구역질이 날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저가형 HMD는 이런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Photo Image

하지만 올해부터 상황이 바뀔 전망이다.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HMD가 보급되고 360도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VR카메라 등 주변기기와 VR영상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VR시대가 본격 열렸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변화에 맞게 글로벌 기업들의 VR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먼저 구글은 VR업체 매직리프(Magic Leap)에 5만4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초에는 VR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매니저, PCB 레이아웃 엔지니어 등 관련 인력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트위터를 퇴사한 제이슨 토프도 구글 VR 개발팀에 합류했다. 구글 유튜브는 지난해부터 360도 동영상을 지원한다. 카드보드만 있으면 누구나 360도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

VR시장을 관망해온 애플은 지난해 4월 이스라엘 듀얼 카메라 업체 ‘링스컴퓨테이셔널이미징’을 인수하면서 VR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VR 기업 메타이오, 페이스시프트, 플라이바이미디어를 잇따라 인수했다. 최근에는 VR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더그 보먼 버지니아공대 교수를 VR 사업부로 영입한 데 이어 애플스토어에서 바비인형 제작사인 마텔과 협력, 저가형 HMD 뷰마스터 판매를 시작했다. 콘텐츠 플랫폼 앱스토어는 물론 하드웨어 아이폰과 운용체계(OS)까지 보유한 애플이 VR시장 진입을 본격화하면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오큘러스를 인수한 페이스북은 비디오와 게임 등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에 집중했다. 페이스북에서 공유할 수 있는 3D동영상 ‘구형(spheral) 비디오’로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기어VR 8000대를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드웨어 파트너인 삼성전자와 함께 VR 보급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MWC2016을 계기로 VR시장 개척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오큘러스와 협력해 기어VR을 내놨던 삼성전자는 MWC에서 기어VR을 적극 마케팅하는 한편, 360도 동영상 카메라 ‘기어 360’을 공개했다. ‘기어 360’은 180도 범위를 광각 촬영할 수 있는 두 개 어안렌즈를 보유했으며 렌즈가 찍은 영상을 하나로 합쳐 360도 전방향을 커버한다. 듀얼 모드로 360도 고해상도(3840×1920) 동영상과 3000만 화소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LG전자는 HMD ‘LG 360 VR’과 360도 카메라 ‘LG 360 캠’으로 주목을 끌었다. 차세대스마트폰 G5와 유선 연결로 사용하는 ‘LG 360 VR’은 118g 무게로 주목받았다. 일반적으로 HMD형 제품은 무게가 300g이 넘기 때문에 장시간 장착하기 부담스러운 편이다. ‘LG 360 VR’은 가벼운 무게와 함께 960×720 해상도 1.88인치 IPS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인치당 픽셀수(ppi)는 639로 5인치 QHD 디스플레이(587ppi)보다 높다.

‘LG 360 캠은 전·후면에 각각 1개, 총 2개 카메라를 사용한다. 각 카메라 시야각은 200도로 촬영 한 번에 상하 전후좌우를 모두 담아낸다. 크기는 한 손에 들어오는 정도여서 언제 어디서나 휴대하며 VR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VR 기기 판매 규모는 2016년 1400만대에서 연평균 30%가량 성장세를 기록해 2020년에는 380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의 투자기관인 ‘디지캐피털’은 지난해 발표한 자료를 통해 올해 전 세계 VR과 AR산업 규모를 약 50억달러로 추정하면서 오는 2020년에는 VR산업에 한해서만 3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VR시장의 규모는 2014년 6768억원에서 2020년에는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VR기기 중 가장 주목 받는 제품은 HMD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제품으로는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소니 ‘플레이스테이션VR’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시야각·해상도·반응속도 등에서 뛰어나 VR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599달러에 예약판매를 시작했으며 3월 출시했다. HTC 바이브는 4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29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가격은 799달러다. 소니도 6월쯤 플레이스테이션VR을 출시한다.

이 외에도 초저가형 HMD인 카드보드를 선보였던 구글도 스마트폰 없이 독자적으로 사용하는 VR HMD를 제작 중이다. 카드보드와 달리 고스펙 버전이다. 카드보드가 VR 보급에 첨병 역할을 맡았다면 새로운 기기는 고급 사용자가 타깃이다. PC나 게임기에 연결하지 않고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소프트웨어중심사회(http://software.kr)에서는 소프트웨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 기자(hisabisa@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