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들은 우수한 연구결과를 얻기 위해 최고 성능의 연구장비를 갖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원한다고 해서, 한 대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연구장비를 각자 실험실에 한 대씩 설치한다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국가 R&D 예산 낭비이다. 개인 연구용으로만 사용한다면, 일 년에 몇 번 사용하지 않을 장비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막대한 국가 R&D 예산 낭비로 이어진다.
비숙련자 장비 운영으로 저급한 연구데이터 생산, 장비의 잦은 고장, 장비 운영을 위한 공간 및 운영경비 소모 등 추가적인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국가적으로 연구장비 운영 및 관리에 따른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연구자들이 연구장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시도되고 있으며 3가지 전제조건이 요구되고 있다.
첫째 연구장비 공동활용 시스템 구축이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을 비롯하여 대학 공동기기원, 공동실험실습관, 중소기업청 테크노파크 등 장비 공동활용 시설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청에서는 중소기업이 연구장비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장비이용료를 지원하는 연구장비 공동활용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이러한 연구장비 공동활용 시설들은 이용자들에게 편리해야 하고 공동활용 시설에서 얻어지는 데이터품질관리가 선행돼야 한다. 또한 연구자들이 가까운 위치에 있는 장비를 검색하고 장비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이 필요하다. 각 부처별로도 활용시스템이 구축됐으며, 미래창조과학부는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를 통해 부처별 장비활용시스템을 연계해 통합 운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둘째 연구장비 공동활용을 위해 정부에서 제도 및 정책을 개선하는 일이다. 현재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연구장비를 도입하는 단계에서부터 연구장비 중복구입 여부, 공동활용 가능성, 연구개발사업과 연계성 등을 평가하는 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또한 장비를 구축한 연구실에서는 장비 관리 운영 표준지침에 따라 장비를 관리■운영하도록 함으로써 공동활용을 위한 제도 및 정책을 정착시키고 있다.
셋째 연구자들이 연구장비를 내 실험실에 설치하지 않고 공동활용하겠다는 생각의 변화이다. 정부는 장비윤리에 대한 교육, 기관별 장비 공동활용 성과 관리 시행 등을 통하여 공동활용에 대한 연구자의 인식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연구장비 공동활용 활성화는 이러한 세 가지가 함께 발전해야 가능해진다. 연구자들이 장비를 공동활용하고자 해도 좋은 데이터를 얻을 시설이 없다면 공동활용 정책은 연구에 방해가 될 뿐이다. 아무리 좋은 활용시스템이 구축돼도 연구자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연구자들에게 공동활용을 유도하는 정책과 양질의 서비스, 편리한 온라인 시스템과 더불어 연구자들의 마인드 변화가 일어나야만 연구개발 예산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노력들에 실질적인 효과가 얻어질 수 있다.
권경훈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장 khoon@kbs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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