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일 `제2 중동 붐` 세일즈 외교를 위해 이란 수도 테헤란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1962년 양국 수교 후 54년 만의 첫 방문이다.
최태원 SK 회장, 황창규 KT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김상헌 네이버 대표 등 236개사 500여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이날 테헤란으로 출발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으로, 이에 앞선 중국·미국·멕시코 방문 때보다 많은 수가 동행했다.
이란은 인구 8000만명으로 큰 시장이자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1위의 자원 부국이다. 우리나라와의 교역 규모도 지난 2011년 174억달러에 달했지만 서방국가 경제 제재 조치 이후 급속히 축소, 지난해에는 67억달러에 그쳤다.
지난 1월 서방국 경제 제재가 공식 해제되면서 이란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도 해제 직후 이란을 국빈 방문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나는 등 발 빠른 `경제 스킨십`을 보였다. 유럽 국가도 줄이어 이란을 찾는 등 중동 시장 수출을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2일 오전 공식환영식 참석을 시작으로 짧지만 중요한 외교 일정을 소화한다. 이어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및 대규모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전통 협력 분야인 인프라, 플랜트, 에너지는 물론 △미래 신성장 동력 유망 분야인 보건, 환경, 해양·수산 △문화·정보통신기술(ICT) △개발 협력 등 제반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경제 제재 해제 이후 재건에 나선 이란과 교역·투자를 정상화하고 인프라 사업 참여 확대 등 협력 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보건의료, ICT, 문화 등으로 협력을 다각화하려는 것”이라며 역사적 대통령 방문의 의미를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 협정 서명식과 공동 기자회견을 연 뒤 오찬을 함께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이란에서 절대 권력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와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3일엔 한·이란 비스니스 포럼 행사에 참석한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플랜트, 기자재, 보건의료 분야 참가 기업이 많다. 자동차부품, ICT, 소비재 분야 기업도 다수 포함됐다. 중소·중견 기업 146개사, 대기업 38개사, 경제단체·공공기관·병원 52개사로 구성됐다.
박 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개최돼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1대1 비즈니스 상담회에는 총 115개 기업이 참여를 신청, 이 역시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이란 동포 대표들과 만난 뒤 4일 새벽에 귀국할 예정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