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그린텍(대표 김병규)은 성공한 나노 기업 표본으로 꼽힌다. 나노 섬유, 금속 소재 부품을 메이저 고객사에 공급한다. 지난해 매출 731억원을 올리며 전년보다 81%나 성장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7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은 방수 기능을 부활시키면서 이 회사 벤트(Vent) 소재를 채택했다. 벤트는 열, 공기, 물 등을 선택적으로 투과·차단하는 소재다. 방수폰 제작에 필수품이다.
아모그린텍 제품은 크게 나노섬유, 은·구리 페이스트, 나노 그라파이트, 나노 자성소재 기반으로 나뉜다. 의류, 필터, 전자파 차폐 시트 등으로 활용된다. 20여종에 가까운 제품군을 갖췄다. 공통점은 최신 모바일 기기, 웨어러블 기기, 지능형·전기구동 자동차 등 유망 산업 필수품이라는 점이다. 김병규 아모그린텍 대표는 `고객 중심 경영`을 성공 비결로 내세웠다.
김병규 대표는 “기술 난이도와 관계 없이 고객이 원하는 제품, 급변하는 시장에서 떠오르는 기술이 진짜 기술”이라며 “변화하는 시장에서 주목받을 제품인지, 그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를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리더와 상호 존중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 그들 속에 들어가 수요를 발견하고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벤트 시장에 주목한다. 방수 기능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는 방수가 필수다. 자동차 요소수 탱크, 배터리 등에도 쓸 수 있다. 고어텍스 대체품이 아닌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나노섬유 기술을 활용한 `아모텍스`는 기존 고어텍스보다 무게는 가볍지만 공기 투과도는 세 배 높다. 단순 대체품으로는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게 김 대표 판단이다.
김 대표는 “벤트는 아직 시장 진입 초기 단계지만 올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사업 중 하나”라며 “스마트폰은 이제 방수 기능이 기본이고 갤럭시워치나 아이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는 무조건 벤트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 고어텍스가 이미 선전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단순 대체품이 아닌 완전히 다른 제품을 표방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세계 1위 업체가 실사를 나올 정도로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모그린텍은 소재를 직접 파는 사례는 드물다. 기본 소재를 응용한 제품, 부품을 공급한다. 하지만 소재 기술은 내재화했다. 언제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 공급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다.
김 대표는 “모든 새로운 제품은 소재가 없으면 결코 나올 수 없다”며 “반죽 기술을 갖고 있으면 어떤 빵이든 새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처럼 소재에 기반을 두고 디자인 역량을 갖춘 회사가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