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대 기판유리 제조업체 동쉬광덴(東旭光電·Tunghsu)과 차이홍(彩虹·Irico)이 8.5세대 기판유리 생산시설에 130억위안(2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내년부터 8.5세대 기판유리를 자체 생산한다.
미국 코닝, 일본 아사히글라스(AGC), 일본전기초자(NEG), 아반스트레이트가 과점한 대형 기판유리시장에 중국 업체가 가세했다.
기판유리는 디스플레이 사업 핵심 소재다. 동쉬광덴과 차이홍은 그동안 5, 6세대 기판유리를 생산했다. 이 때문에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는 8.5세대 기판유리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왔다.
지난 3월 동쉬광덴은 푸젠성 푸저우시에 총공사비 70억위안(1조2000억원) 규모 기판유리 설비 공사를 시작했다. 22만㎡ 부지에 8.5세대 기판유리 라인 3개를 건설한다. 연 생산량은 540만장이다. 2017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곳에서 생산한 8.5세대 기판유리는 BOE에 공급된다.
차이홍은 최근 비공개 주식발행으로 60억위안을 모집해 8.5세대 기판유리 시설을 만든다고 밝혔다. 안후이성 허페이시 부지 8만㎡에 연 350만장 규모 설비를 짓는다. 6개 열처리 라인과 3개 후가공 라인이다. 열처리 라인 4곳은 8.6세대 기판유리를 함께 생산한다.
차이홍그룹 비서실 관계자는 전자신문과 통화에서 “올해 8.5세대 기판유리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페이시 옆 난징에 있는 CEC-판다 8.5세대 LCD 생산라인과 CEC(중국전자산업집단) 샨시성 셴양 8.6세대 라인에 기판유리를 공급한다. 차이홍은 CEC 자회사다.
동쉬광덴 2015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6억위안, 10억위안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16억위안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1억7000만위안보다 6배 증가했다.
장비사업이 매출을 이끌었다. 2015년 장비사업 매출은 23억위안으로 총매출 절반 비중이다. 2억위안을 기록한 2014년 장비매출은 전체 16%였다. 20년 가까이 동쉬광덴에서 근무한 한 직원은 “CRT산업이 성업이던 90년대 중국 CRT 장비 점유율 50%이상을 차지했다”며 “축적된 장비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중국 최대 LCD 기판유리 제조업체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2015년 차이홍 매출은 2억3000만위안으로 전년 1억5000만위안보다 47%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3억8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전년 11억위안보다 66% 감소했다. 차이홍도 기판유리 장비를 자체 생산해 공급한다.
차이홍 관계자는 “장비에 들어가는 중요 부품 일부는 수입해서 쓴다”고 말했다. “아직 물량면에서는 많이 뒤지지만 품질은 해외 업체와 다를 바 없다”고 자신했다.
중국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수직 계열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며 “중국 설비 투자확대에 따른 수출 증가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장비와 소재를 국산화하며 무섭게 따라붙는 중국 때문에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의 설자리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