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장료 수입 7000억원으로 중국 영화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미인어`는 시각효과가 일품이다. 인어를 소재로 한 영화여서 물의 역동적 흐름을 비롯해 각종 특수효과가 돋보였다. 컴퓨터그래픽(CG) 처리로 흥행의 숨은 공로자 역할을 한 곳은 한국 기업 매크로그래프다. 매크로그래프는 2014년 개봉돼 역대 흥행 3위를 기록한 `몽키킹`에서도 CG 작업을 맡았다.
중국 영화·드라마 특수효과에 `한류` 바람이 분다. 중국 최대 흥행작에 한국 기업이 참여한데 이어 드라마 분야에서도 계약이 잇따랐다.
28일 관련 업계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한국 CG, 시각특수효과(VFX) 기업 중국 영화·드라마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거대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매크로그래프를 비롯해 트러스트스튜디오, 디지털아이디어, 덱스터 등이 중국 영화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트터스트스튜디오와 디지털아이디어는 중국판 `인디아나존스`를 표방한 블록버스터 `심용결(2015년 개봉)` CG 작업을 수행했다. 디지털아이디어는 덱스터와 몽키킹 후속편 `몽키킹2(2016년 개봉)`에도 참여했다.
중국 영화 시장은 세계 2위 규모다. 매년 30% 이상 성장한다. 극장 수는 2010년 2000여개에서 지난해 7100여개로 3배 이상 늘었다. 그만큼 CG·VFX 시장 성장 잠재력도 높다.
한국 CG·CFX 기업은 중국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영역을 넓혔다. 지난 16~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6회 베이징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기업에 러브콜이 계속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마련한 한국공동관에 중국 영화·드라마 관계자 방문이 이어졌다.
올해 영화제에서 한국 CG·VFX기업이 중국 제작사와 체결한 계약금액은 380만달러로 지난해 99만달러에 비해 4배가량 증가했다.
인스터는 중국 드라마 제작사 두 곳과 17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인스터는 지난 수년간 10편 넘는 중국 드라마 후반작업에 참여하면서 실력을 키웠다. 이번 계약이 중국에서 맺은 가장 큰 규모다. 김태은 인스터 기획실장은 “중국 제작사와 꾸준히 작업하면서 경험을 쌓았다”며 “앞으로도 중국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힘을 보탠다. 미래부와 NIPA는 CG 선도기업 육성과 신시장 창출을 위해 지난달 `2016년 CG 지원사업`을 공고했다.
김효근 NIPA 디지털콘텐츠 단장은 “국내 CG·VFX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낮은 인지도와 영세성으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국내 기업이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주역이 되도록 다양한 마케팅 지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