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가 앞으로 10년간 세계 경제 성장의 3분의 1가량을 담당할 전망이다. 장기 성장 속도는 인도가 앞서지만 기여도면에서는 중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1%다. 2010년 고정 환율로 환산한 실질 GDP로 추정한 수치다. 전 세계 국가 가운데 가장 크다. 인도가 15.6%로 뒤를 이었다. 미국은 절반 수준인 8.1%를 차지했다. 중국과 인도 비중을 더하면 전체의 34.2%에 달한다. 비중이 두 자릿수인 나라는 중국과 인도뿐이다.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반영한 GDP로 계산하면 중국과 인도 비중은 40%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생산성을 측정하는 총요소생산성(TFP) 성장이 장기 평균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10년간은 연평균 1%에 달할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과 인도 등 주요 신흥국 TFP가 연 1.5%로 가장 높아 글로벌 생산성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주요국 중에서는 인도네시아가 2.9%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다. 브라질과 일본, 멕시코가 각각 1.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 1.3%로 낮은 편이지만 이탈리아·폴란드·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각 0.9%) 보다는 앞설 것으로 보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와 함께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계 GDP 성장률이 연 3.5% (PPP 환율 기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2000~2014년까지 성장률 3.8%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금융위기 이후 2007~2014년 연 3.4%보다는 다소 높다.
신흥국 성장률은 연 4.5%로 평균 보다는 높지만 2000~2014년 연 6%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경기 둔화와 브라질, 러시아 경기 침체가 반영됐다.
중국 성장세는 지난 10년간 연 10%가량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지만 앞으로 10년간은 연 5~6%로 둔화될 것으로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내다봤다.
반면 선진국은 연 1.9%가량씩 성장해 연 1%에 그친 저성장 시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애덤 슬레이터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경제전문가는 “앞으로 10년간 세계 성장은 장기 평균(1870~1950년)인 연 2%대로 되돌아가진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 인도 성장세가 여전히 빠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성장 속도가 2000년대 초의 절반으로 느려졌지만 세계 경제에 미치는 기여도는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잠재 성장률은 향후 10년간 인도가 중국을 앞설 전망이다.
중국 잠재성장률은 지난 2005~2014년까지 연평균 9.4%에서 앞으로 10년간 5.5%로 크게 낮아지는 반면 같은 기간 인도는 7.1%에서 6.2%로 둔화하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3.3%에서 2.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은 0.7%에서 0.8%로 소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16~2025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여도(출처: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