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창성 더벤처스 대표 알선수재 등으로 구속기소

검찰이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정부 보조금을 받아주겠다며 수십억원 상당 스타트업 지분을 가로챈 혐의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양인철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를 구속 기소하고, 투자 담당 김현진 이사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호씨 등은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팁스(TIPS) 보조금을 받아주겠다며, 5개 스타트업으로부터 29억원 상당 회사 지분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자신이 투자한 만큼의 지분만을 챙겨야 하지만, 팁스로부터 받을 보조금을 투자금액에 포함시켜 지분을 과다하게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를 숨기고 허위 투자계약서를 중소기업청에 제출해 팁스 지원금 총 22억7183만원을 받아냈다. 지원금은 스타트업에 돌아갔다.

팁스는 벤처투자사가 스타트업을 추천하고 1억원을 투자하면 중소기업청에서 연구개발 자금 등 최대 9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운영사 추천업체 중 약 83%가 팁스 지원업체로 선정된다.

검찰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팁스 지원업체 선별 등을 위임받은 운영사가 그 권한을 이용해 초기 벤처기업들에 온전하게 지원돼야 하는 팁스 지원금을 초과 지분 형태로 가로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팁스 지원금은 운영사가 지분 취득 및 협상의 수단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며 “그러나 호씨 등은 일부 스타트업 대표가 팁스 지원금을 투자금에 포함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음에도 이를 묵살하고 지분을 불법적으로 챙겼다”고 설명했다.

더벤처스는 팁스가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단순 투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엔젤투자사가 지속적인 지원을 하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40%까지 지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검찰의 오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호씨는 201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엔터테인먼트 동영상 공유사이트 `비키닷컴`을 설립한 뒤 2013년 이를 2억달러에 일본 대형 온라인 쇼핑업체 라쿠텐에 매각해 주목받았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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