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원 중 우리 기업 기술·가격 경쟁력이 낮은 풍력 보다는 태양광에 집중해야 한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범용제품 가격은 중국에 다소 밀리지만 기술 우위에 있는 태양광산업을 더 키워 글로벌 신재생에너지시장 공략 지렛대로 삼아야한다는 지적이다.
24일 신재생업계와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12년 500기가와트(GW)에 불과했던 신재생에너지 설치량은 2030년까지 연 11%씩 늘어 3500GW에 달할 전망이다. 발전단가와 현재 점유율을 고려한 분야별 설치량 예측을 보면 태양광 1800GW, 풍력 1000GW, 바이오매스 170GW, 지열 30GW 순이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은 풍부한 자원과 설치가 용이한 태양광을 중심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2012년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도입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설치량은 태양광 746㎿, 풍력 239㎿ 등 총 1GW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수출액은 29억달러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분야별 수출은 태양광 23억달러, 풍력 5억달러로 이들 두 분야가 신재생에너지 수출액 97%를 차지했다.
내수시장 규모가 늘고는 있으나 문제는 중국·미국 등에 비해 절대 규모가 작아 우리 기업의 성장기반이 취약한 상황이란 점이다. 우리는 사상 최대 기록이라하는 1GW가 세계 신재생에너지 설치량(130GW)과 비교하면 고작 0.77%에 불과하다. 대규모 투자를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태양광)와 신뢰성 검증(풍력)에 우리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려운 내수환경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산업은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태양광산업은 가격 측면에서 중국 기업 대비 다소 열위에 있으나, 기술측면에선 세계적 수준에 진입했다. 한화큐셀·LG전자·신성솔라에너지 등 태양광업체가 고효율 태양전지를 생산, 중국 업체를 압도했다.
이에 비해 풍력산업은 조선 3사 경영 악화에 따른 투자 축소로 선진국 기술과 격차 좀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산 풍력발전기는 설치 실적이 확보되지 않아 기술검증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양산체제도 약해 가격경쟁력도 선진 기업 대비 30% 이상 격차가 나고 있다.
이에 따라 풍력산업에 집착하기 보다는 태양광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으로 신재생에너지산업 전체 경쟁력을 유지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중국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제품수출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개발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더해졌다. 가격 경쟁으로 중국기업을 앞서 나가기 힘든 상황임을 감안해 제조분야 집중 보다는 프로젝트 개발과 운영 진출로 부가가치를 높여야한다는 것이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연구원은 “우리 기업 해외 프로젝트 개발 확대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산업 특성을 고려한 금융지원이 요구된다”며 “기존 여신지원 뿐 아니라 그린본드, 투자금융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새로운 수주 산업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