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오드컨셉 대표
정부가 가장 고민하는 사회 현안 중 하나가 일자리 문제다. 인공지능에 기대하는 바는 에이전트다. 사람을 대리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 인공지능이 확산되면 우리가 가진 일자리를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인공지능을 무시할 수 없다. 알파고만 해도 굉장히 논리적이다.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사례도 있지만 부족한 일자리를 인공지능이 매우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머신러닝은 좋은 데이터만 넣는다고 마법 같은 결과물을 내놓지 않는다. 하드웨어(HW)가 중요하다. 기존 정부 정책으로는 인공지능 업체가 충분한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지 못한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보다는 HW 자원을 제공한다면 큰 도움이 된다.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공개 가능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파악해 선별하는 게 중요하다. 민간 기업도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공개하는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았다. 공공과 민간이 합심해 지능정보사회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 관련 기술연구소 문제다. 많은 기업은 연구소 설립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시각지능과 관련해 자원 투입과 기대효과 사이에 심각한 격차가 있다. 정부가 시장현황과 요구사항을 명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엄경순 한국IBM 전무
알파고로 대변하는 인공지능 신드롬이 확산되면서 IBM에도 관련 문의가 쇄도한다. 과거와 비교해 폭발적이다. 인공지능은 추론하고 학습하고, 인간과 소통하면서 발전한다. 올 초 지니 로메티 IBM 회장이 전사적으로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발표했다. 그 세 가지는 인공지능인 `코그니티브` 솔루션으로 귀결된다. 코그니티브는 왓슨으로 구현된다. 그 뒷단에는 빅데이터와 애널리틱스(분석)가 지원한다.
많은 사람은 구글 알파고와 IBM 왓슨 차이점을 묻는다. 가장 큰 차별점은 자연어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이다. IBM 왓슨은 2011년 미국 퀴즈쇼에 나가서 우승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과정에서 사람 개입이 전혀 없었다. 컴퓨터가 직접 버튼을 누르는 등 인터페이스가 사람과 가깝다. 반면에 알파고는 사람이 개입돼야 한다.
또 하나 다른 점은 왓슨은 산업별 솔루션을 갖고 있다. 헬스케어 부문을 예로 들면, 의사는 많은 의료 데이터를 이용해 왓슨을 전문의로 만든다. 사람이 전문의가 되는데 10년이 걸린다고 하면, 왓슨은 1만5000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2년이 조금 안된다. 전문영역을 더 확장했는데도 현재는 5000시간 밖에 안 걸린다. 어느 분야든 다 활용이 가능하다.
◇장병탁 서울대학교 교수
인공지능 개발은 사람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다. 다른 기술에 비해 사람을 들여다보고 공부하면서 기술을 개발한다. 하지만 기계가 가진 지능과 인간이 가진 창의는 분명히 다르다. 현존하는 많은 기술과 비교할 때 인공지능은 창의라는 인간 능력을 끌어안을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에만 관심을 갖는다. 점차 사회성이나 창의성도 가져야 한다는 요구사항이 나오고 있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부분도 학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직관적이고 빠른 의사결정도 마찬가지다. 학교 시험 칠 때를 예로 들어보자. 여러 가지 보기 중 답을 고르기 힘들 때 처음 생각했던 게 답인 때가 많다. 고민하면 틀린다. 초기 인공지능 개척자로 꼽히는 허버트 사이먼은 인간은 컴퓨팅 파워가 제한돼 최적 답을 찾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을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 미래 인공지능은 기존에 강점을 보였던 논리적, 분석적 사고에 감성적,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술로 진화한다. 이 모든 게 구현될 때 4차 산업혁명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