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수출 물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등 국산차 업계 3위 후보군 중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SM6, QM5 후속 모델 등 신차를 앞세워 지난해보다 더욱 견조한 실적이 전망된다.
19일 르노삼성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 성장한 5조183억원, 영업이익은 220% 증가한 326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8% 포인트 증가한 6.5%로 나타났다.지난해 르노삼성차 실적은 해외 수출 물량 증대 덕분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8만17대를 판매하며 국산차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수출실적은 전년 대비 65.9% 증가한 14만9065대로 집계됐다. 그 결과 국내·외 전체 판매량은 22만9082대로 쌍용차(14만4764대)를 제치고 국산차 업계 4위에 올랐다.
르노삼성차는 2014년 9월부터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 북미 모델을 위탁생산해서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로그는 11만7560대 수출되며 전체 수출 물량의 78.9%를 차지했다. 당초 계획보다 3만대 이상 초과한 실적이다. 덕분에 SM7, SM5, SM3, QM5 등 다른 모델 수출 물량이 대폭 감소했음에도 전체 수출실적이 개선될 수 있었다.르노삼성차는 올해 SM6, QM5 후속모델 등 신차 효과로 지난해보다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SM6는 지난달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계약 3만대를 돌파했다. 올 연말까지 판매목표인 5만대를 훌쩍 넘는 판매실적이 전망된다. 하반기 출시하는 QM5 후속모델은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 등과 경쟁할 중형 SUV다.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 등 수출 물량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은 “SM6, 신형 QM5 등 르노삼성차 특유의 모델을 통해 국산차에 새로운 판을 짤 것”이라며 “내수 시장에서 10만대 판매와 업계 3위를 동시에 달성하고 경영실적도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지난해 수출물량이 감소하면서 경영실적도 부진했다. 지난해 한국지엠은 국내시장에서 전년대비 2.6% 증가한 15만8404대를 판매했지만 수출은 2.7% 감소한 46만3468대 판매에그쳤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매출액 11조9372억원, 영업손실 5944억원, 당기순손실 9868억원 등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7.6%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4배 가까이 늘었다. 당기순손실도 전년도에 비해 6335억원 증가했다.
한국지엠은 올해부터 쉐보레가 유럽에서 철수하면서 수출 물량이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오펠 경차 `칼` 물량을 일부 소화하고 있지만, 전체 생산량 증대에는 영향이 미미한 상황이다. 한국지엠은 이달부터 중형 세단 `말리부` 신차를 생산한다. 이는 내수 시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수출 물량은 크지 않다.쌍용차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티볼리 `열풍`으로 영업손실을 줄이긴 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3조3900억원을 올렸지만, 358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쌍용차는 내수에서 사상 최대치인 9만9664대를 판매하고도 수출에서 37.4% 감소한 4만5100대를 기록하며 적자를 봤다. 주요 수출 시장인 러시아가 경기불황으로 시장이 무너지면서 수출 판로가 막힌 탓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유럽, 중국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티볼리, 티볼리 에어 등 신차를 출시하면서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