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풍력발전기 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이 우리나라 풍력 시장 공세를 높인다. 제주도 김녕 풍력발전소 운영에 이어 새로운 풍력발전기 공급처도 파고든다. 조선산업 침체와 함께 기반이 약해진 우리 풍력업계 시장 잠식이 예상된다.
제프 이멜트 GE 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한국에 풍력발전을 시범 운영하는 단계”라며 “(앞으로) 보급물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E는 2014년 세계 풍력발전기 신규 설치 1위, 지난해 3위를 기록한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 풍력업체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선 수 년째 단독 풍력발전기 공급 실적을 따내지 못했다. GE가 2014년 알스톰을 인수하면서 제주도 김녕 30㎿ 풍력발전소에 공급된 알스톰 제품을 인수해 운영한 것이 전부다.
이멜트 회장의 발언은 그간 글로벌 공급 경험과 김녕 발전소 운영 노하우를 합쳐 이젠 한국시장 공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우리 업계에 따르면 GE는 올해 최소 2군데 이상 풍력발전소에 제품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발전기 공급 계약이 성사되면 GE 단독으론 첫 실적인 셈이다.
이멜트 회장은 “글로벌 풍력시장에서 1위를 달지만 한국에선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며 “GE 풍력발전 사업 확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E가 한국시장을 탐내는 것은 가파른 성장세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연평균 50㎿ 내외에 머물던 우리나라 풍력발전기 보급량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223.4㎿를 기록했다. 올해 신규 설치 예정물량만 약 600㎿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 중이다.
무엇보다 우리 시장을 주도했던 조선업체 중심 풍력업체가 경영악화로 풍력사업에서 철수하면서 GE와 같은 외국계 기업에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2009년 이후 7년 만에 외산 풍력발전기가 전체 보급량 절반을 넘는 119.4㎿를 차지했다.
이멜트 회장이 풍력시장 공략에 의욕을 내보이는 배경에는 GE가 풍력사업에 적용한 산업인터넷 기술 `윈드 파워업` 솔루션에 대한 자신감이 깔렸다.
이 솔루션은 풍력단지발전기에서 발생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매 순간 수집하고 분석해, 풍력 터빈을 미세 조정함으로써 발전량을 증가시킨다. GE에 따르면 이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면 발전량을 4.1% 증가시킬 수 있다. GE 풍력발전기를 선택하면 윈드 파워업이 따라오기 때문에 그 만큼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멜트 회장은 “GE는 고효율화, 풍력발전 등 청정사업에서 250억 달러에 달하는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지속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혁신을 거듭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