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결과에 출구조사를 지켜본 여야 수뇌부의 표정도 상반됐다.
지상파 3사의 20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 조사 결과 과반 의석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예측되자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는 장탄식에 휩싸였다. 새누리당은 이달 오후 5시30분께부터 2층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렸다. 붉은색 당 점퍼를 입은 당직자 30여명과 운집한 취재진으로 상황실 온도는 한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달아 올랐다. 하지만 출구조사 발표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분위기는 급냉각됐다.
TV 화면을 주시한 강봉균 중앙선대위원장과 원유철 원내대표, 황진하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는 도권을 필두로 저조한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무거운 표정으로 화면만 지켜봤다.
과반 의석도 어렵다는 예측 결과에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아” 하는 탄식과 한숨이 흘렀고 서울 종로 오세훈 후보가 지는 것으로 나오자 원 원내대표는 순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어려움이 예상됐던 전남 순천에서 이정현 후보의 당선이 예상된다는 소식에 일순 활기가 돌았지만 이내 분위기는 수그러 들었다. 한편 김무성 대표는 피로가 누적돼 병원을 찾느라 6시 출구조사 발표 때는 상황실에 오지 못했다.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상황실은 13일 오후 6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성을 지르며 승리의 기쁨을 마음껏 표출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관계자 100여명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120석 내외 의석을 얻을 것이라는 화면이 뜨자 박수를 치며 잔칫집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예상 밖 선전을 펼친 부산 경남 등의 결과가 나올 때 더 뜨거운 반응이 나왔다. 다만 호남지역에서 국민의당에 밀리는 결과가 나오자 탄식이 쏟아지기도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민심이 무섭다는 걸 깨달았다”며 “호남 민심 잡을 방법을 당 차원에서 고민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