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한 행렬이 이어졌다. 투표를 하면 수당을 지급하는 회사도 나왔다. 투표에 나섰다가 다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13일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인천 지역의 일부 섬 주민은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배를 타고 연평도와 백령도 등 큰 섬으로 나왔다. 서해 최북단 주민들은 불편함에도 오전 일찍 나와 투표를 마쳤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일부 주민은 기상 악화로 섬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날 오전부터 발생한 강한 파도에 마라도 정기 여객선이 뜨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권자 30여명이 섬에서 나오지 못했다. 일부는 사전투표에 참가하거나 사전에 섬을 빠져나왔다. 나머지는 선거 당일 배편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
고령과 장애를 딛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사례도 나왔다. 전북 장수군 번암면에서는 100세의 최계순 할머니가 투표소를 찾았다. 울산 북구 강동동 제2투표소에서는 만 103세의 김말순 할머니가 투표했다. 울산 수암동 제3투표소에서 88세의 김분례 할머니가 투표를 위해 구급차를 타고 방문했다. 김 할머니는 뇌병변 3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울산 최고령자인 108세의 김소윤 할머니는 이미 사전투표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보성파워텍은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수당을 지급했다. 직원과 가족이 투표에 참여하면 직원 본인에게 1만원, 직계가족에게 5000원이 지급됐다. 서두르지 않고 투표하도록 출근 시간을 한 시간 늦추고 정상 근무와 같이 휴일수당을 지급, 이 회사 직원들의 투표율 상승에 기여했다.
투표를 위해 나섰다가 부상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발생했다. 광주 주요 투표소에서는 응급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신용초등학교에 마련된 건국동 제1투표소에서는 한 유권자가 넘어져 부상했다. 119구급대는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유권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북구 중흥초 중흥1동투표소에서는 90세 여성이 투표하러 나섰다가 다리 통증을 호소, 병원으로 옮겨졌다.
충북 보은군에서는 보은정보고 보은읍 제4투표소 앞에 정차된 총선 지원용 45인승 버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버스 내부가 탔으며, 소방서 추산 4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불은 약 16분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나기 전에 승객이 모두 하차, 인명 피해는 없었다. 버스 운전기사 김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시동을 걸어 놓은 채 잠시 내린 사이 차 내부 천장에서 연기가 났다고 진술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