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우 SK증권 연구위원은 2014년부터 1년간 5편의 장기 저유가 사이클 심층보고서를 냈다.
애널리스트 세계에서 손꼽히는 정확도를 자랑하지만 누구도 선뜻 장기 저유가를 전망하지 못한 상황에서 다소 과장된 시나리오라는 평가도 따랐다. 하지만 예측은 곧 팩트가 됐다.

지난해 연말 출간한 `오일의 공포`는 연결 선상에 있지만 더 과감하다. 손 위원은 저유가가 단순히 수급에 따라 발생한지 않았다고 봤다. 천연가스 등장과 산유국, 메이저 자원개발 기업의 전략적 선택으로 빚어진 결과로 분석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손 위원은 “에너지 시장이 중대한 변곡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석유 생산량이 늘면서 국가간 사활을 건 점유율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엑손모빌, 로얄더치쉘, 셰브론 등 7공주파로 불리는 석유 메이저가 호시탐탐 신흥 기업 인수 합병을 노린다. 우리 경제는 저유가로 인한 외인 자본 이탈과 주력 수출 기업 실적 악화로 신음하고 있다. 저유가가 축복보다 불행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판세를 읽지 못하는 기업, 국가가 맞을 위기가 바로 손 위원이 말하는 `오일의 공포`의 실체다.
손 위원은 앞으로도 수많은 변화가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우리 경제가 유탄에 맞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IPO(기업공개)가 한 예다.
그는 “아람코 기업가치가 10조달러(1경1616조원)에 이른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5%만 상장해도 지분 확보를 위해 세계 금융시장에서 상당한 자본이 이탈할 것”이라며 “에너지 기업 시가총액 비중이 40%가 넘는 러시아를 비롯해 우리나라도 메가톤급 파장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페트로브라스 등 신흥 석유기업의 재정위기도 이미 현실화 돼 있다”면서 “대외 변수에 취약한 우리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위협적”이라고 덧붙였다.
천연가스로 인한 탈(脫)석유도 우리가 대비해야할 메가트렌로 짚었다. 중국은 러시아, 투르크메니스탄 등 천연가스 보유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며 대형 계약을 쏟아 냈다. 액화석유가스 최대 소비국인 일본도 파나마 운하 개척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며 북미 셰일가스 도입 노선을 확보했다.
손 위원은 “카타르 등 중동으로 단일화된 LNG 도입선이 다변화되고 있다”면서 “그동안 막대한 구매량에도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동북아시아 국가에게 수많은 공급자가 계약을 제안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 개화와 관련해서는 “전기차를 단순히 운송 연료의 전환으로 보기보다는 수많은 스마트 장비, 기술이 집약된 `연결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전기차 보급 확대는 시간,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산업혁명에 준하는 대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기차 경쟁력은 배터리 기술 진보가 전제 조건”이라면서 “앞으로는 전통 자동차 제작사가 아닌 신생 기업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