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용량경쟁 다시 불붙나…5㎿ 경쟁까지 갈수도

풍력발전기 설비용량 경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역대 최대 규모 해상풍력단지 조성사업인 서남해해상풍력이 시동을 걸면서 기존 3㎿급 이상 풍력발전기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2일 풍력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난항을 겪은 서남해해상풍력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그동안 개발에만 머물렀던 5㎿급 대형 풍력발전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남해해상풍력은 지난달 정부로부터 실증단지 개발 사업 실시계획을 승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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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해 프로젝트에서 대형 풍력발전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총 3단계로 진행되는 2.5GW 규모 초대형 단지 조성 사업이기 때문이다. 사업자 입장에선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 시장 특성상 대형 풍력발전기 트랙 레코드를 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내수시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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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조선·중공업업계가 5㎿급 풍력발전기 개발에 나섰던 것도 서남해 프로젝트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지역 어민 반대 등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자연히 내수 실적 없이 해외시장 진출도 어려워지면서 5㎿ 상용화는 잠정 중단됐다.

업계가 주목하는 곳은 두산중공업과 현대건설이 참여하는 실증단지 사업이다. 일단 계획은 3㎿ 풍력발전기 20기가 건설될 예정이지만, 효율이 개선된 3㎿ 이상급 업그레이드 설비가 설치될 가능성도 있다. 사업 발주사인 한국해상풍력은 실증사업과 관련 일부는 3㎿ 설비를, 일부는 3㎿ 이상급 설비를 설치해 80㎿ 규모 단지 조성을 바라는 눈치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여전히 3㎿ 설비 20기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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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대형설비 상용화 경쟁은 2단계 사업인 시범단지 조성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1단계 실증사업에선 조건과 수익성 문제로 참여하지 않았던 효성은 2단계 사업에선 5㎿ 풍력발전기로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효성이 개발한 5㎿ 풍력발전기는 제주 김녕에서 실증을 진행 중이며, 서남해 2단계 사업을 통해 상용화 실적을 쌓겠다는 의도다. 일각에서는 풍력사업 매각을 추진했던 현대중공업도 5.5㎿ 풍력 실증 노하우를 살려 다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해상풍력 관계자는 “3단계 사업까지 2.5GW 풍력단지를 조성하려면 현재 주류인 3㎿ 설비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금보다 큰 용량의 풍력발전기로 단지를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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