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주파수 경매]참여사업자, 2.1GHz, 2.6GHz, 700MHz 순으로 전략 세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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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라운드마다 써낼 수 있는 입찰가 최소입찰증분(최소증분)을 2013년과 같은 0.75%로 정한 것은 지나친 과열을 막기 위해서다. 경매는 최저경쟁가격만 2조5779억원으로 3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동통신 사업자 비용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파수 경매는 4월 마지막 주에 시작해 5월 초에 마무리한다. 최소증분을 비롯한 경매 세부 시행 계획이 마련되면서 이통 3사는 전략 마련에 분주해졌다. 해당 대역 경제적 가치와 인접대역 활용 가능성을 살피면서 비용은 최소화하는 게 이통사의 전략이다.

◇2.1㎓ 다음 접전은 2.6㎓

업계가 예상하는 광대역 주파수 경쟁 순위는 2.1㎓, 2.6㎓, 700㎒ 순이다. 5개 블록 주파수 경매가 같은 날 동시에 시작돼 각 이통사가 첫 패를 꺼내 드는 첫날까지 각사의 전략을 예측하기 어렵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회사별로 선호하거나 주력하고자 하는 대역은 분명히 있겠지만 경매가 동시에 시작되고 변수가 많기 때문에 대략 방향조차도 예측이 어렵다”면서 “2.1㎓ 재할당 대역에 경매가 연동 이슈가 걸려 있어 상황을 더욱더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2.1㎓ 20㎒ 폭은 이통 3사 모두 양보하기 어려운 대역이다. 3사가 기존에 사용하는 20㎒ LTE 대역과 묶어 쉽게 광대역화가 가능하다. 투자비가 그만큼 적게 든다는 얘기다. 이미 해당 대역을 사용하는 SK텔레콤은 경매에서 질 경우 매몰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절박한 상황이다.

각각 40㎒ 폭을 재할당받는 SK텔레콤과 KT는 경매 대역을 3사 가운데 어디가 가져가더라도 재할당 대역 비용 상승을 염두에 둬야 한다. 반면에 LG유플러스는 다소 유연한 전략을 펼칠 수 있다. 2.1㎓를 놓친 이통사는 차선으로 2.6㎓를 노릴 공산이 크다.

2.6㎓는 세계 이통사가 2.1㎓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대역이다. 장비 수급과 글로벌 조화가 용이하다. 정부는 2.6㎓ 광대역을 확보한 이통사가 협대역(20㎒) 폭까지 따낼 경우 협대역 망 구축 의무를 절반으로 경감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가 해당 대역을 통으로 확보, 100㎒ 폭의 초광대역 주파수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700㎒는 2.1㎓나 2.6㎓보다 커버리지 면적이 4~7배 넓다. 전파의 우수성 때문이다. 이제 막 이통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재난망을 비롯한 통합공공망이 이 대역을 쓰고 재난망이 상용망을 일부 활용할 계획이어서 재난망 사업자가 700㎒를 확보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재난망 시범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이 노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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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주파수 경매 연도별 망구축 의무

◇2.1㎓ 확보 의지 따라 과열 여부 달라져

2013년 주파수 경매 때 이통 3사는 90㎒ 폭을 총 2조4289억원에 낙찰 받았다. 올해 주파수 경매 대역은 총 140㎒이기 때문에 경매 대가는 산술상 3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최저경쟁 가격만 2조5779억원이다.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경매가 지나친 과열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통사가 과거와 달리 LTE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신규 주파수는 음영 지역을 해소하고 트래픽 분산을 위한 속도 증가 등 서비스 개선에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희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매 대역은 각사의 핵심 주파수 대역이 아닌 만큼 천문학 규모의 비용을 들여 반드시 확보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2.1㎓ 과열 우려가 많은데 이 역시 이통사 모두에 핵심 주파수 대역은 아니며, 광대역 주파수는 1개씩만 확보할 수 있다는 경매 원칙도 과열을 막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관건은 역시 2.1㎓다. 이통 3사가 50라운드가 진행되는 동안 포기하는 곳 없이 계속 가격을 높여 부르면 경매는 과열될 수밖에 없다. 이통사별 2.1㎓ 확보 의지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양상은 달라진다. 이에 따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거나 일찌감치 이통사별 전략이 드러나면 싱겁게 끝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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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주파수 경매 대상 주파수

◇최소증분 0.75%로 확정

2016년 주파수 경매는 1단계 50라운드 동시오름입찰로 낙찰자를 결정한다. 1단계에서 경매가 종료되지 않으면 2단계 밀봉입찰로 낙찰자를 결정하는 혼합 방식을 사용한다. 각 이통사는 140㎒ 폭 가운데 최대 60㎒ 폭, 광대역(40㎒ 폭) 주파수는 최대 1개까지만 각각 할당받을 수 있다.

정부가 3% 이내에서 결정한다고 밝힌 최소증분은 0.75%로 확정했다. 2011년 1%보다 낮아졌고, 2013년과는 같다. 최소증분은 라운드별로 써낼 수 있는 최소 입찰액 한도를 결정한다. 최소 입찰액은 직전 라운드의 승자가 있는 경우 승자 입찰액에 최소증분을 더한 금액이다.

직전 경매에서 한 이통사가 1000억원을 불러 해당 라운드의 승자가 됐다면 다음 라운드에서는 1000억원에 7억5000만원을 더한 1007억5000만원 이상을 불러야 한다. 직전 라운드 승자가 없을 경우엔 최저경쟁가격이 최소 입찰액이 된다.

1단계 동시오름입찰에서 입찰서 작성·제출 시간은 40분, 2단계 밀봉입찰에서는 4시간이 각각 주어진다. 동시오름 입찰서 제출 시간은 2013년 1시간보다 20분 줄었다. 경매 주파수가 많기 때문에 전체 기간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4월18일까지 주파수 할당 신청 접수를 마감한다. 경매는 이르면 4월25일께 시작, 7~9일 동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는 경매장 출입을 24시간 통제하는 등 보안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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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주파수 경매 대역별 최저경쟁가격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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