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폰카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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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좋아한다. 사진을 취미로 삼아 사물을 관찰한지 어언 10년이며. 필름 카메라부터 시작해 명품 백만큼 비싼 카메라와 렌즈까지 써 봤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어린이 장난감 수준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최근 들어 이른바 폰카 사용 빈도가 늘었다. 일안리플렉스카메라(DSLR)만큼은 아니지만 웬만한 똑딱이 수준은 된다. 카메라를 따로 챙기지 않아도 돼 가까운 여행은 스마트폰이 해결한다.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 경쟁력을 카메라에서 찾은 덕이다.

삼성 갤럭시S7에는 DSLR 카메라에서나 쓰는 밝기 1.8렌즈를 적용했다. 어두운 곳에서도 흔들리지 않게 찍을 수 있다는 의미다. LG G5는 렌즈 2개에 카메라 편의 기능을 추가한 모듈까지 장착할 수 있다.

중국 화웨이는 더 나아가 새 스마트폰 P9에 독일 라이카 렌즈를 달았다. 하나도 아니고 2개다. 카메라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눈이 뒤집힐 일이다. 20~30년 전에 생산한 렌즈나 카메라가 아직도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게 라이카다. 이른바 명품이다.

하지만 이들이 간과한 게 있다.

사진 품질은 필름 역할을 하는 CCD 비중이 크다. 단순히 화소 수를 높이고 렌즈 선명도 밝기를 개선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폰카로 찍은 사진을 인화하지 않는 한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그렇다고 CCD를 무작정 키울 수도 없다.

애플은 아이폰SE를 새로 출시하면서 카메라는 아이폰6S 것을 그대로 채택했다. 경쟁 제품에 비해 명품 렌즈도 아니고 밝기도 덜하다. CCD가 큰 것도 아니다. 대신 이미지 처리 기술에 신경 썼다. 할로겐 불빛 아래에서도 실제 보는 것처럼 색상이 정확하다. 눈으로 보는 것과 가장 가깝게 표현하는 게 바로 기술이다.

결국 폰카 품질은 디지털 이미지 처리 기술에 달렸다. 좋은 부품이 좋은 사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쟁적으로 돈을 들인 만큼 소비자 만족도가 높을지 의문이다. 소비자가 기대하는 폰카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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