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뇌 활동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센서 개발…뇌질환 원인 규명 가능해져

Photo Image
형광단백질센서 `파도, Pado`의 구조. S1-S4는 전압을 감지하며, 수소이온농도를 조절하는 수소이온통로의 역할을 가지며, SE A227D는 수소이온통로의 변화 혹은 S1-S4에서 감지되는 전압변화에 따라 형광세기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뇌 활동을 시각적으로 측정하는 형광전압센서가 개발됐다. 이 센서는 특정 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을 때 쓰는 전기신호와 산성도(pH) 변화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다. 파킨슨병과 같이 억제성 뉴런 이상으로 발생되는 뇌질환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 브래들리 베이커(Bradley J. Baker) 박사 연구팀은 빛으로 뇌 활동을 측정해 실시간으로 산성도 조절이 가능한 센서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Photo Image
브래들리 베이커(Bradley J. Baker) 박사

형광단백질센서인 파도(Pado)는 수소이온통로 단백질과 뇌에서 발현 가능한 형광물질을 이용한다. 생물학 실험에 사용되는 HEK 293세포(인간배아신장유래세포)에 발현시켜 산성도 변화에 따라 연결된 다른 세포가 연동되는 것을 증명했다.

DNA 분자를 신경세포에 투입해 단백질이 발현되게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발현된 단백질로 세포는 빛을 발하고, 자극을 가해 형광 변화를 관찰하게 된다. 연구에 사용된 형광단백질센서인 파도는 전기적으로 연결된 세포에 발현이 가능하다. 세포내 수소이온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연구결과는 HEK 293세포와 유사하게 전기적으로 연결된 억제성 뉴런, 심장, 신장 등의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다. 추후 파도를 이용한 산성도 변화관찰과 산성도 조절로 뇌 세포 간 상호작용과 다양한 연구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Photo Image
왼쪽사진은 파도를 발현하는 HEK293 세포사진이고, 빨간선은 전기적 활동과 pH농도변화에 따른 형광세기 변화를 파란선은 수소이온이 세포막을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전류의 변화를 나타낸다. 수소이온이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전류 1nA(전류의 단위; 암페어(ampere)의 10억분의 1)당 형광신호 변화량이 약 15% 변화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사람 뇌, 심장, 면역계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려면 적정수준의 산성도가 유지돼야 한다. 특히 뇌 속 산성도 변화는 암이나 신경질환 등의 질병과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산성도가 높을수록 산소포화량은 낮아지는데, 뇌로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낮아지면 암이나 뇌질환 등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산성도 변화를 보는 것은 중요하다.

Photo Image
파도로 관찰한 전압과 산성도 이미지.전압은 파란색, pH는 빨간색을 보여줌. 세포는 전압의 변화를 보여주며 파란색으로 시작한다. 3670번 사진에서 세포의 왼쪽 아래 코너에서 pH변화가 보이기 시작하고, 4090사진에서 위쪽 오른쪽 세포의 코너에서 pH가 변화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4450사진에서는 pH의 움직임이 세포 전역에서 파도처럼 퍼져있다. 각 사진번호는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를 나타내며, 이 과정은 대략 1초가 소요된다.

브래들리 베이커 박사는 센서로 측정된 산성도와 전압 활동 신호가 파도치는 형상에서 모티브를 얻어 센서 이름을 파도로 정했다. 브래들리 베이커 박사는 2015년 뇌 속 신경활동의 시각적 관찰이 가능한 제1호 탐침 `봉우리(Bongwoori)`에 이어 두 번째로 `파도` 개발에 성공했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학생과 독자 연구로 만들어낸 성과다.

봉우리는 형광단백질 센서 1호로 전압에 따라 변하는 빛의 세기를 관찰 할 수 있다. 기존 시간해상도(형광 단백질 센서의 기록지표)를 5배 앞당기고 가장 빠른 발화속도의 기록이 가능해 뇌에서 일어나는 신호전달 상황을 한 눈에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파도는 기존 봉우리에서 관찰이 가능했던 전압과 빛의 세기와의 연관성을 실험적으로 증명할 수 있었다. 원리규명을 통해 그 기능이 향상된 3호 탐침이 개발 중이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4일자에 실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브랜드 뉴스룸